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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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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9 09:2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883  

詩作法

 

김점미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것이 사랑시 밖에 없다면 나는 손가락이 해지도록 쓸 것이다 쓰다가 쓰다가 내 손목이 떨어져 나가도 혀끝에 감도는 그 낱말들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길고도 긴 기다림의 끝에 매달려 살아온 시간의 빈방이 다 차도록 쓰고 또 쓸 것이다 내 주변의 공기가 다 녹아내리도록 뜨겁게 달군 펜으로 남아 있는 한 장의 종이가 다 타버릴 때까지 나는 쓰고 또 쓸 것이다 쓸데없는 유예의 강에서 모든 물을 뽑아 버릴 것이다 그래서 흐르다 흐르다 지친 눈물의 소망을 들어줄 것이다 잿더미가 된 내 육체를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고 있는 그대를 위해 잠시 나의 역사를 멈추어 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정지된 채 아래로 아래로 흐를 것이고 흐르다 지치면 깊디깊은 어둠의 땅을 덮고 잠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없게 되는 것이다 그대의 찬란한 눈동자 속에 다 녹아버린 것이다

 

- 김점미 시집 한 시간 후, 세상은중에서

 

 

kimjummi-140.jpg

부산 출생

2002문학과 의식으로 등단

부산대 독어교육과 및 동대학원 졸업. 한국해양대 유럽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한 시간 후,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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