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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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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1 09:2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6  

평강이에게

 

박순호

 

골목에서 맞닥뜨리기라도 하면

송곳니를 보이며 으르렁거렸다

눈곱으로 뒤덮인 퀭한 눈

적의가 복사되어 나오는 것처럼

표정에 흔들림이 없었다

 

궁리 끝에 평강이라고 불렀다

밥은 먹었느냐

잘 잤느냐

아픈 데는 없느냐

만날 때마다 평강아 평강아

불러주었다

 

과자를 들고 유혹해보지만 꿈쩍도 않는다

딱 일 미터 정도만 허락한 사이가 되었을 때도

새침하게 돌아서는 평강이

 

내게 남은 생을 의탁하고 싶다던 여자처럼

평강이가 처음 왔을 때도 상처투성이였다

모시 같던 털은 땟물이 지워지지 않아

쾌쾌한 냄새를 게워냈다

머리통에 덕지덕지 붙은 마른 피를 앞발로 긁으며

끙끙거렸다

 

서울역에서 보았던가

추루한 몰골로 벽에 기대어 있는 사람

축 늘어진 몸에서 치욕의 흔적을 엿본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덥석 낚아채가는

늙은 여자와의 교감은 짧게 끝나고

 

돌아서는 지하차도에서 평강아 평강아

나지막이 불러보았다

 

 


parksoonho-150.jpg

 

1973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

2001문학마을등단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기금 수혜

시집으로 다시 신발끈을 묶고 싶다』『무전을 받다』『헛된 슬픔』『승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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