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4-24 13:5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57  

파천금*

 

김길녀

 

파천금破天琴을 만난 화요일 아침

비 맞은 통나무들 층층이 쌓여 서로의

전생 이력을 소곤거리고 있다

35번 국도 목재소 앞 신목으로 서 있는

아흔 살쯤 되어 보이는 이팝나무 한 그루

그 가지 끝자락, 오동나무에 파랗게

음각된 가얏고 세 글자 빗물에 씻어내고 있다

묵은 빗줄기 따라 먼 바다

거슬러 온 흑빛 물고기 한 마리

대나무 숲 우거진

늙은 돌담 아래 젖은 몸

말리며 현을 뜯는다

지느러미에 묻혀온 이국의 바다

해변묘지 키 작은 비석의 길고 긴 안부를

두루마리처럼 펼쳐낸다

긴 여행에 지친 물고기 울음소리

빗방울에 섞여와 하늘문 찢기는 울음을 낳는다

적요 속에 젖어있던 대나무 숲의 뒤란

쭈빗 솟아오른 죽순 위에 걸쳐진 지난 봄

우산뱀의 허물이 먼 바다 물고기 비늘과

뒤엉켜 찬란한 봄을 뜯어내고 있다

 

*범청 이석희 선생이 150년 된 흑목으로 만든 물고기 형상의 가야금.

  

- 시집 푸른 징조2016.애지

 

 

kimkilnyou-150.jpg

 

강원도 삼척 출생

1990시와 비평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키 작은 나무의 변명』 『바다에게 의탁하다』 『푸른 징조

13회 한국해양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4916
974 바람은 알까? / 안행덕 관리자 08-22 286
973 배롱나무 / 조두섭 관리자 08-22 172
972 껌 / 이승리 관리자 08-21 246
971 감응 / 양현주 관리자 08-21 226
970 가문동 편지 / 정군칠 관리자 08-14 687
969 별 / 조은길 (1) 관리자 08-14 636
968 나나가 사랑한 / 권기만 (1) 관리자 08-11 667
967 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1) 관리자 08-11 666
966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 위해서 / 이문숙 관리자 08-10 522
965 도깨비 멸종에 관한 보고서 / 이동재 관리자 08-10 493
964 독서의 시간 / 심보선 관리자 08-08 692
963 모래시계 / 신용목 관리자 08-08 651
962 사라진 것들은 어디쯤에서 고이나 / 오 늘 관리자 08-04 920
961 잔고 부족 / 이동우 관리자 08-04 889
960 그냥 그대로 흘렀으면 좋겠네 / 배창환 관리자 08-03 861
959 형상기억 / 백미아 관리자 08-03 738
958 계란과 스승 / 이재무 관리자 08-02 816
957 정오의 의식 / 김기형 관리자 08-02 749
956 그림자 반성 / 하종오 관리자 08-01 814
955 반듯한 슬픔 / 전 향 관리자 08-01 832
954 구름 / 손창기 관리자 07-31 856
953 그림자에 등을 기댄다 / 안효희 관리자 07-31 782
952 민들레하우스 / 엄원태 (1) 관리자 07-28 958
951 미조리 가는 길 / 오인태 관리자 07-28 845
950 여름 / 이시영 관리자 07-27 1093
949 조각달을 보면 홍두깨로 밀고 싶다 / 이인철 관리자 07-27 847
948 불혹의 구두 / 하재청 관리자 07-26 937
947 귀가 / 한길수 관리자 07-26 904
946 꽃은 꽃이어야 꽃이다 / 장종권 관리자 07-25 1012
945 석류의 분만기 / 정석봉 관리자 07-25 883
944 '있다'와 '없다' 사이로 양떼를 몰고 / 윤석산 관리자 07-24 937
943 바람, 난 / 윤지영 관리자 07-24 993
942 귀갓길 / 윤병무 관리자 07-21 1084
941 나프탈렌 / 이 산 관리자 07-21 978
940 물총새 사랑법 / 배찬희 관리자 07-20 1077
939 사막을 건너는 법 / 김지훈 관리자 07-20 1055
938 근황 / 윤임수 관리자 07-19 1137
937 나의 사랑 단종 / 유현서 관리자 07-19 1051
936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 임 보 관리자 07-18 1080
935 초여름에서 늦봄까지 / 홍해리 관리자 07-18 1083
934 현관문은 블랙홀이다 / 남상진 관리자 07-17 1094
933 사랑한다 / 조하혜 관리자 07-17 1231
932 거울 속의 잠 / 정한아 관리자 07-14 1266
931 내 사랑 물먹는 하마 / 정태화 관리자 07-14 1165
930 여우속눈썹 / 수피아 관리자 07-13 1259
929 슬 / 나병춘 관리자 07-13 1201
928 고추잠자리 / 박수서 관리자 07-12 1266
927 땅 위를 기어가는 것들에는 / 김영남 관리자 07-12 1203
926 괜찮아 / 한 강 관리자 07-11 1484
925 찰칵 / 오세영 관리자 07-11 1277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