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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8 09:3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03  

구겨짐에 대하여

 

박제영

 

 

이 참담한 순간에 왜,

고영민의 똥구멍으로 시를 읽다가 떠오르는 건지

키득키득 키득키득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와 어떡하지

어이없다는 저 표정 좀 봐

키득키득 키득키득

참을 수가 없네 미치겠다

이 새끼가 미쳤나 하는 저 표정 좀 봐

 

- 웃어? 지금 웃음이 나온다 말이지. 나가 이 새꺄! 내일부터 나올 필요 없어!

 

아니 아니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내일 또 내일 출근하고 또 출근할게요

무참히 구겨지고 또 구겨져서

그 더러운 입

완전하게 닦아줄게요

부들부들한, 온전한 휴지가 되어서

그 더러운 똥

완벽하게 닦아줄게요

  

- 다층, 2017 봄호

 

  

parkjeyoung-140.jpg

 

1992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소통을 위한, 나와 당신의』 『식구』 『뜻밖에』 『그런 저녁

1990년 고대문화상 시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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