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5-11 11:0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380  

춤추는 나무

 

주영헌

 

 

나는 나무

흔들리는 것이 유일한 소일거리인

직립을 하였으므로

팔을 벌려 작은 그늘 만들 수 있는 나는 나무

 

당신 앞에선 흔들리는 것이 전부인

나는 춤추는 나무

당신이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잎사귀 하나 없는 나신의 몸으로도 부끄럼 없이

진심으로 흔들린다

 

나의 전생은 누구보다 무성했으리라

당신의 고개가 밤의 뒤척임 쪽으로 떨어질 때

나는 손을 벌려 넓은 그늘을 만들고

바람의 낮은 음률을 빌려

당신의 잠을 위하여 나지막이 흥얼거렸겠지

그때도 나는 바람의 음률에 맞춰

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당신은 내 옆을 스쳐갔다

당신의 시선이 나에게 머무르지 않아도

사랑한 지 오래 되었으므로

춤을 춘다

 

당신을 위해 춤추고 싶은 나는

당신의 나무

 

-주영헌 시집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시인동네, 2016)

 

 

jooyounghun.jpg

1973년 충북 보은 출생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2009시인동네로 등단

시집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4888
974 바람은 알까? / 안행덕 관리자 08-22 135
973 배롱나무 / 조두섭 관리자 08-22 97
972 껌 / 이승리 관리자 08-21 207
971 감응 / 양현주 관리자 08-21 194
970 가문동 편지 / 정군칠 관리자 08-14 665
969 별 / 조은길 (1) 관리자 08-14 613
968 나나가 사랑한 / 권기만 (1) 관리자 08-11 646
967 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1) 관리자 08-11 650
966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 위해서 / 이문숙 관리자 08-10 508
965 도깨비 멸종에 관한 보고서 / 이동재 관리자 08-10 478
964 독서의 시간 / 심보선 관리자 08-08 678
963 모래시계 / 신용목 관리자 08-08 632
962 사라진 것들은 어디쯤에서 고이나 / 오 늘 관리자 08-04 906
961 잔고 부족 / 이동우 관리자 08-04 877
960 그냥 그대로 흘렀으면 좋겠네 / 배창환 관리자 08-03 846
959 형상기억 / 백미아 관리자 08-03 723
958 계란과 스승 / 이재무 관리자 08-02 801
957 정오의 의식 / 김기형 관리자 08-02 737
956 그림자 반성 / 하종오 관리자 08-01 800
955 반듯한 슬픔 / 전 향 관리자 08-01 820
954 구름 / 손창기 관리자 07-31 843
953 그림자에 등을 기댄다 / 안효희 관리자 07-31 769
952 민들레하우스 / 엄원태 (1) 관리자 07-28 943
951 미조리 가는 길 / 오인태 관리자 07-28 832
950 여름 / 이시영 관리자 07-27 1081
949 조각달을 보면 홍두깨로 밀고 싶다 / 이인철 관리자 07-27 834
948 불혹의 구두 / 하재청 관리자 07-26 924
947 귀가 / 한길수 관리자 07-26 892
946 꽃은 꽃이어야 꽃이다 / 장종권 관리자 07-25 1000
945 석류의 분만기 / 정석봉 관리자 07-25 871
944 '있다'와 '없다' 사이로 양떼를 몰고 / 윤석산 관리자 07-24 925
943 바람, 난 / 윤지영 관리자 07-24 978
942 귀갓길 / 윤병무 관리자 07-21 1073
941 나프탈렌 / 이 산 관리자 07-21 964
940 물총새 사랑법 / 배찬희 관리자 07-20 1064
939 사막을 건너는 법 / 김지훈 관리자 07-20 1041
938 근황 / 윤임수 관리자 07-19 1125
937 나의 사랑 단종 / 유현서 관리자 07-19 1038
936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 임 보 관리자 07-18 1067
935 초여름에서 늦봄까지 / 홍해리 관리자 07-18 1071
934 현관문은 블랙홀이다 / 남상진 관리자 07-17 1082
933 사랑한다 / 조하혜 관리자 07-17 1219
932 거울 속의 잠 / 정한아 관리자 07-14 1255
931 내 사랑 물먹는 하마 / 정태화 관리자 07-14 1153
930 여우속눈썹 / 수피아 관리자 07-13 1247
929 슬 / 나병춘 관리자 07-13 1190
928 고추잠자리 / 박수서 관리자 07-12 1253
927 땅 위를 기어가는 것들에는 / 김영남 관리자 07-12 1189
926 괜찮아 / 한 강 관리자 07-11 1468
925 찰칵 / 오세영 관리자 07-11 1262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