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7-07 09:1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94  

어머니의

 

강재현

 

 

어머니의 밥상은 늘 비어있었다

시어 꼬부라진 김치 한 조각을 밥숟갈에

처억 얹어 자시면 그 뿐

어머니의 밥상은 늘 말이 없었다

 

어쩌다 빈 상에 자반 한 토막이라도 올라올라치면

몸뚱이 다 발려진 대가리에 얼굴을 묻으시고

멀건 눈깔만 파 드시던 어머니,

 

평생 가난에 이골이 난 어머니의 밥상은

형편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자반의 맨살 맛을 모르시겠다는 듯

젓가락을 비틀어 눈깔을 후비신다

 

이제는 자반의 살맛을 보여드려야지

이제는 살 맛 나는 세상도 보여드려야지

갖은 고명으로 진수성찬을 차렸건만

어머니는 끝내 살맛을 모르신다

살 맛 나는 세상도 모르신다

 

늘 눈 질끈 감고 사신 한 평생

허기진 뱃가죽에 기름기가 겉돌아

어머니의 밥상을 빙빙 맴돈다

대충 끼워 맞춰진 틀니처럼

살 맛 나는 세상이 삐걱거린다

 

 

4.jpg

1967년 강원도 화천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9<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그대에게선 들풀 향내가 난다』 『사람은 그리워하기 위해 잠이 든다

그리움이 깊은 날에는

2009년 구리시 문예창작기금 수혜

2003년 노천명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4940
974 바람은 알까? / 안행덕 관리자 08-22 347
973 배롱나무 / 조두섭 관리자 08-22 225
972 껌 / 이승리 관리자 08-21 273
971 감응 / 양현주 관리자 08-21 252
970 가문동 편지 / 정군칠 관리자 08-14 709
969 별 / 조은길 (1) 관리자 08-14 657
968 나나가 사랑한 / 권기만 (1) 관리자 08-11 684
967 바람의 사거리 / 박은석 (1) 관리자 08-11 684
966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 위해서 / 이문숙 관리자 08-10 536
965 도깨비 멸종에 관한 보고서 / 이동재 관리자 08-10 508
964 독서의 시간 / 심보선 관리자 08-08 709
963 모래시계 / 신용목 관리자 08-08 671
962 사라진 것들은 어디쯤에서 고이나 / 오 늘 관리자 08-04 938
961 잔고 부족 / 이동우 관리자 08-04 909
960 그냥 그대로 흘렀으면 좋겠네 / 배창환 관리자 08-03 879
959 형상기억 / 백미아 관리자 08-03 755
958 계란과 스승 / 이재무 관리자 08-02 835
957 정오의 의식 / 김기형 관리자 08-02 763
956 그림자 반성 / 하종오 관리자 08-01 828
955 반듯한 슬픔 / 전 향 관리자 08-01 845
954 구름 / 손창기 관리자 07-31 874
953 그림자에 등을 기댄다 / 안효희 관리자 07-31 795
952 민들레하우스 / 엄원태 (1) 관리자 07-28 973
951 미조리 가는 길 / 오인태 관리자 07-28 859
950 여름 / 이시영 관리자 07-27 1108
949 조각달을 보면 홍두깨로 밀고 싶다 / 이인철 관리자 07-27 872
948 불혹의 구두 / 하재청 관리자 07-26 951
947 귀가 / 한길수 관리자 07-26 917
946 꽃은 꽃이어야 꽃이다 / 장종권 관리자 07-25 1027
945 석류의 분만기 / 정석봉 관리자 07-25 896
944 '있다'와 '없다' 사이로 양떼를 몰고 / 윤석산 관리자 07-24 952
943 바람, 난 / 윤지영 관리자 07-24 1006
942 귀갓길 / 윤병무 관리자 07-21 1097
941 나프탈렌 / 이 산 관리자 07-21 991
940 물총새 사랑법 / 배찬희 관리자 07-20 1092
939 사막을 건너는 법 / 김지훈 관리자 07-20 1071
938 근황 / 윤임수 관리자 07-19 1150
937 나의 사랑 단종 / 유현서 관리자 07-19 1064
936 검은등뻐꾸기의 울음 / 임 보 관리자 07-18 1095
935 초여름에서 늦봄까지 / 홍해리 관리자 07-18 1101
934 현관문은 블랙홀이다 / 남상진 관리자 07-17 1106
933 사랑한다 / 조하혜 관리자 07-17 1245
932 거울 속의 잠 / 정한아 관리자 07-14 1280
931 내 사랑 물먹는 하마 / 정태화 관리자 07-14 1177
930 여우속눈썹 / 수피아 관리자 07-13 1275
929 슬 / 나병춘 관리자 07-13 1213
928 고추잠자리 / 박수서 관리자 07-12 1280
927 땅 위를 기어가는 것들에는 / 김영남 관리자 07-12 1217
926 괜찮아 / 한 강 관리자 07-11 1502
925 찰칵 / 오세영 관리자 07-11 129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