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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07 09:1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675  

어머니의

 

강재현

 

 

어머니의 밥상은 늘 비어있었다

시어 꼬부라진 김치 한 조각을 밥숟갈에

처억 얹어 자시면 그 뿐

어머니의 밥상은 늘 말이 없었다

 

어쩌다 빈 상에 자반 한 토막이라도 올라올라치면

몸뚱이 다 발려진 대가리에 얼굴을 묻으시고

멀건 눈깔만 파 드시던 어머니,

 

평생 가난에 이골이 난 어머니의 밥상은

형편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자반의 맨살 맛을 모르시겠다는 듯

젓가락을 비틀어 눈깔을 후비신다

 

이제는 자반의 살맛을 보여드려야지

이제는 살 맛 나는 세상도 보여드려야지

갖은 고명으로 진수성찬을 차렸건만

어머니는 끝내 살맛을 모르신다

살 맛 나는 세상도 모르신다

 

늘 눈 질끈 감고 사신 한 평생

허기진 뱃가죽에 기름기가 겉돌아

어머니의 밥상을 빙빙 맴돈다

대충 끼워 맞춰진 틀니처럼

살 맛 나는 세상이 삐걱거린다

 

 

4.jpg

1967년 강원도 화천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9<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그대에게선 들풀 향내가 난다』 『사람은 그리워하기 위해 잠이 든다

그리움이 깊은 날에는

2009년 구리시 문예창작기금 수혜

2003년 노천명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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