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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10 09:2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94  

우리는 우리의 몰락 앞에 유적이라 이름 붙이고

 

신혜정

 

 

나는 당신에게서 여름을 배웠는데

겨울이었다

가을이나 봄은 이미

몰락한 왕조처럼 지루했다

 

쌍꼬리부전나비 애벌레와

마쓰므라꼬리치레 개미*

서로를 키우며 비껴가는 세월

 

한밤의 적막 속, 물밑으로

지느러미 달린 것들

 

갈대숲 사이

눈을 감으면

 

안으로 젖은

오래된 슬픔이 알을 까고 나와

 

내장부터 보이며 시작하는 사랑

젖은 환부가 움직이는 소리

 

출렁,

 

출렁,

 

--------------------------

* 공생관계인 이들은 개미가 애벌레를 사육하고, 개미는 애벌레가 배출하는 환각 물질을 먹으며 번데기가 되기까지

  함께한다. 쌍꼬리부전나비는 현재 멸종위기에 있다.

 

 

- 월간 시인동네20177월호

 

 

 

sinhyejung-150.jpg

2001서울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라면의 정치학

산문집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 『흐드러지다

역서 시크한 그녀들의 사진 촬영 테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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