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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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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11 10:58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46  

괜찮아

 

한 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 한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 2013)

 

 


HanKang.jpg

1970년 광주광역시 출생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93문학과사회겨울호에 시 당선

1994<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

1995년 한국일보가 뽑은 우수 소설가

1999년 한국소설문학상, 2000년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년 이상문학상 대상, 2016년 맨부커 국제상, 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

저서(단편, 장편, 동화)

여수의 사랑』 『아기부처 외』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내 이름은 태양꽃』 『붉은 꽃 이야기』 『몽고반점 외』 『검은 사슴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

채식주의자』 『눈물상자』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바람이 분다 가라』 『자전 소설. 3』 『희랍어 시간

노랑무늬 영원』 『소년이 온다』 『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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