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03 02:24
 글쓴이 : 童心初박찬일
조회 : 651  

함박눈 / 김혜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가

더 이상 우리 말은 듣지 않겠다고

작정한 순간,

폭설이 쏟아졌다

그것도 모르고

땅에 계신 우리는 하늘을 향해

아버지, 아 아 아버지

목청껏 간구했다

그러나 아무 목소리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상달되지 않았다

 

폭설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칼을 질렀다

그 다음 폭설이 우리와 우리 사이에

금을 그었다

두터운 잠과도 같은 금을 그었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서로를 향해

망우리, 마아앙우리

같이 가자 같이 가자

목청껏 외쳤지만

아무도 멈춰서지 않았다

자꾸만 두껍게 더 두껍게 흰 금이

가로세로 그어지고

서로가 사막처럼 머얼어졌다

하늘에 있던 나와 땅에 있던 나마저도

머얼어졌다, 꿈속처럼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김혜순, 문학과지성사, 1987년(2쇄), 56~57쪽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107
1217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湖巖 04-24 59
1216 혀의 가족사/ 하종오 金離律 04-23 52
1215 달과 북극 / 이날 湖巖 04-20 88
1214 지난 겨울의 강설(降雪) / 배정웅 안희선 04-18 97
1213 축약, 리얼리즘/로댕과 반가사유상/권상진외 2 金離律 04-17 88
1212 무명시인 / 함명춘 湖巖 04-17 123
1211 선운사에서 / 최영미 湖巖 04-15 139
1210 그대 生의 솔숲에서 / 김용택 안희선 04-14 164
1209 봄, 본제입납 / 허영숙 안희선 04-13 136
1208 저녁에 이야기 하는 것들 / 고영민 湖巖 04-13 125
1207 머나먼 동행 / 홍수희 안희선 04-10 193
1206 소금창고 / 이문재 湖巖 04-10 152
1205 시, 기도, 약속[무한 질주/ 이진환 외 2] 金離律 04-09 133
1204 모든 그리운 것은 뒤쪽에 있다 / 양현근 서피랑 04-08 195
1203 돌지 않는 풍차 / 송찬호 湖巖 04-08 125
1202 사과나무에게 묻다 / 김규진 湖巖 04-06 176
1201 소금 / 이경록 안희선 04-04 187
1200 삼겹살 / 김기택 湖巖 04-04 191
1199 사랑이 있는 풍경 / Saint-Exupery 안희선 04-03 190
1198 늑대와 여우 / 오정자 안희선 04-03 187
1197 아침의 한 잎사귀 / 송종규 金離律 04-02 185
1196 기억 꽃잎 / 최하연 湖巖 04-02 188
1195 격언 / Jacques Prevert 안희선 04-02 136
1194 목련이 필 때면 / 유영훈 안희선 03-31 270
1193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 이건청 湖巖 03-30 151
1192 자줏빛 연못 / 김선향 湖巖 03-28 202
1191 장마 / 배한봉 湖巖 03-26 213
1190 타자에서 내가 되는 순간─이성복 『그 여름의 끝』, 『호랑가시나무의 기… 이기혁 03-26 192
1189 서랍이 있는 풍경 / 정수경 湖巖 03-24 231
1188 그대 무사한가 / 안상학 안희선 03-21 321
1187 달의 뒷면을 보다 / 고두현 湖巖 03-21 240
1186 비에도 지지 않고 (雨にもまけず) / 宮沢賢… 안희선 03-19 261
1185 불 켜진 고양이 / 홍일표 湖巖 03-19 201
1184 새 / 고영 湖巖 03-17 284
1183 잇몸/안경모 童心初박찬일 03-15 241
1182 바람의 냄새 / 윤의섭 湖巖 03-15 338
1181 투명해지는 육체 / 김소연 안희선 03-14 286
1180 말의 힘 / 황인숙 안희선 03-13 327
1179 목련 / 고정숙 안희선 03-12 415
1178 크레인 / 송승환 湖巖 03-12 229
1177 상뚜스 / 노혜경 안희선 03-11 265
1176 가을이라고 하자 / 민구 湖巖 03-10 254
1175 새벽 / 박계희 안희선 03-09 314
1174 저녁의 변이 / 강서완 湖巖 03-08 279
1173 물을 읽는다 / 채정화 안희선 03-07 328
1172 아파트를 나오다가 / 박봉희 湖巖 03-06 319
1171 동전 속위 새 / 정지윤 湖巖 03-03 307
1170 잠 속의 잠 / 김다호 湖巖 02-28 363
1169 할증된 거리에서 / 허영숙 안희선 02-27 359
1168 저녁의 궤도 / 문성희 湖巖 02-26 36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