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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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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14 03:51
 글쓴이 : 湖巖
조회 : 456  

복면의 나날 / 조연향

 

한 청년이 모래 속으로 살아졌다

 

아무 일 없는 하루하루

맘껏 복면을 쓰고, 맘껏 사막을 뒹글고 싶어서,

하얀 구름을 맘 편히 쓰러뜨리는 곳으로 순례를 떠났을까

 

황사가 불어가는 쪽으로 자욱이 까마귀 떼가 날아가고 있었다

 

그가 떠난 뒤,

동네에서는 동백꽃들이 무더기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한다

 

입속의 먼지 알갱이처럼

서걱거리는 나의 곤태와 테러가 그 그림자를 따라갔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느 국경 근처에서 그를 놓치고 말았지만,

 

눈 코 입을 지운 얼굴들이, 사라진 이름들이

검은 가면을 쓴 이름들이,

뛰어가는 것을 설핏 익숙한 골목에서 자주 마주치기도 했다

 

제 속의 테러가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고 참수당하는 봄날 저녁,

모래바람이 거대한 날개를 펴고 밀려오고 있다

 

* 조연향 : 경북 영천 출생, 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2000년 <시와시학>

               으로 등단, 시집 <오목눈숲새 이야기> 등

 

# 감상

   한 청년은 채면, 위선, 허위, 위협, 곤갈협박이 난무하는 현실로부터 탈출하고 싶다

   수박이 아니라 토마토처럼 겉과 속이 일치하는 진실의 세계로 가고 싶은 것이다

   여기서 한 청년은 어둠 속에서 빛과 같은 인간 본연의 심상인 듯,

   그런 그가 없는 곳은 캄캄한 암흑 세계, 화자도 그 그림자를 따라나선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느 국경 근처에서 그를 놓쳤지만,

   지우고 싶은 가슴속 깊이 그어진 멍애, 아무리 벗으려고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검은 가면들이 설핏설핏 떠오르는데,

   천형의 인간 가슴 속 곤태와 테러가 견디지 못하고 참수당하는 봄날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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