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15 08:38
 글쓴이 : 강북수유리
조회 : 570  

 

그리운 악마

 

이수익

 

 

 

숨겨 둔 정부(情婦) 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 홀로 찾아 드는
외진 골목길 끝, 그 집
불 밝은 창문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챌
비밀 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 둔 정부 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시키는 여자,
그 악마 같은 여자.

 

 

 

 

시집푸른 추억의 빵(고려원, 1995)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문학과지성사, 2007)

 

 

 

  현대시 100년 되는 해 2007년에 문지에서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을 펴냈다. 이 시선집은 1999년 말에 시작하여 8년이 걸렸다고 한다. 한국근대시의 태동기에서부터 1990년까지의 주목할 만한 시인 최남선에서부터 이장욱에까지 166명의 시인들의 시 680여 편의 시가 실려 있다.

 

  수록된 작품은 생존 시인의 경우 6편을 자선하여 그중 4편을 엮은이가 선정을 하였으며 고인이 된 시인은 해제자가 8편을 추천하여 그중 4펴을 엮은이가 선정하였다고 한다. 이수익 시인의 그리운 악마이 시 또한 이 시선집에 실려 있는데 폐가(廢家), 추락을 꿈꾸며, 방울소리, 그리운 악마 4편이다. 엮은이가 4편을 임의로 실었다고는 하나 시인 자신이 6편을 자선하였으니 대표작이랄 수도 있을 것이다.

 

  각 시인들이 자선한 4편의 시의 면면을 보면 어떤 시인은 문학성을 위주로 자선을 했고 어떤 시인들은 예술성과 소통이 되는 대중적인 시를 자선한 시인들도 있다. 다만 이름만 물어보면 일반인 누구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시인 몇은 빠져있지만 내노라하는 대한민국의 시인들이 망라돼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런 사랑 시를 쓴 시인들은 꽤 여럿이 있다. 시치미 뚝 떼는 이재무 시인의 좋겠다, 마량에 가면’, 플라토닉 러브를 꿈꾸는 임보 시인의 남 몰래’, 가 있고 시인이 술을 좋아하시는지 그저 술이나 기막히게 잘 담그면 얼굴이 예쁘지 않아도 좋겠다는 김석규 시인의 여자가 있다. 그런가하면 이런 여자라면 딱 한 번만 살았으면 좋겠다로 시작되는 송수권 시인의 여자에 이르면 그야말로 세상사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것 같은 순수한 이상의 로망을 그리고 있다. 시인만이 가질 수 있고 시인만이 꿈꾸는 파라다이스의 로맨스, 오규원 시인의 한 잎의 여자에 나오는 병신 같은 여자가 그런 여자가 아닐까 싶다.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이수익 - 폐가(廢家 ) /그리운 악마 / 추락을 꿈꾸며 / 방울소리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5006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781
1311 지평 - 강경우 푸른행성 02:13 5
1310 만들 것인가, 만들어 낼 것인가[분실/박소미 외 2] 金離律 07-17 29
1309 고사목 / 최을원 湖巖 07-17 34
1308 기염 / 정 문 푸른행성 07-16 41
1307 우포에 비가 내린다 / 송하 푸른행성 07-15 79
1306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 칼릴 … 푸른행성 07-14 82
1305 운우지정(雲雨之情) /이선이 강북수유리 07-14 63
1304 국립낱말과학수사원 /함기석 활연 07-13 69
1303 튤립 / 송찬호 湖巖 07-13 68
1302 모닥불 / 백석 푸른행성 07-12 110
1301 가죽나무 /도종환 강북수유리 07-11 91
1300 불광천 / 홍일표 湖巖 07-11 58
1299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푸른행성 07-11 87
1298 핏덩어리 시계 / 김혜순 활연 07-10 95
1297 시작법을 위한 기도/박현수 강북수유리 07-10 73
1296 장미 / 송찬호 湖巖 07-09 109
1295 너의 밤 기도 / 오정자 푸른행성 07-08 110
1294 흰 노트를 사러가며 / 김승희 푸른행성 07-07 119
1293 화살 노래 - 문정희 안희선. 07-06 154
1292 대이동 / 기혁 湖巖 07-06 87
1291 눈물 - 김춘수 안희선. 07-05 176
1290 순간의 거울 2 (가을 강) / 이가림 湖巖 07-04 95
1289 시선 - 마종기 안희선. 07-04 142
1288 장마 / 김주대 강북수유리 07-03 190
1287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안희선. 07-03 150
1286 모란장 - 최경자 안희선. 07-02 132
1285 고양이의 잠/ 김예강 金離律 07-02 114
1284 연금술사 2 / 권대웅 湖巖 07-01 89
1283 견고한 고독 - 김현승 안희선. 06-30 174
1282 오동나무 안에 들다 / 길상호 湖巖 06-29 145
1281 적막 - 나태주 안희선. 06-27 276
1280 시치미꽃 - 이명윤 안희선. 06-27 172
1279 ◉시는 발견이다[갈등/김성진 외 2] 金離律 06-27 133
1278 독자놈들 길들이기 - 박남철 안희선. 06-27 120
1277 사람꽃 / 고형렬 강북수유리 06-27 150
1276 총 알 / 최금진 湖巖 06-27 95
1275 물방울 속 물방울 - 오정자 안희선. 06-26 169
1274 어떤 휴식/ 정익진 金離律 06-25 155
1273 세한도 / 이경교 湖巖 06-25 120
1272 바깥 - 문태준 안희선. 06-25 187
1271 파라다이스 폐차장 - 김왕노 안희선. 06-24 109
1270 6월 / 오세영 안희선. 06-22 203
1269 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湖巖 06-22 129
1268 6月 / 김용택 안희선. 06-22 196
1267 내 인생 최고, 최악의 증거물 / 박남철 안희선. 06-21 175
1266 깡통/ 김유석 金離律 06-20 141
1265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강북수유리 06-20 145
1264 소주병 / 공광규 강북수유리 06-20 166
1263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湖巖 06-20 114
1262 나무들 / 조이스 킬머 안희선. 06-20 154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