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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19 02:21
 글쓴이 : 湖巖
조회 : 668  

직소폭포 / 안도현

 

   저 속수무책, 속수무책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필시 뒤에서 물줄기를 훈련시키는

누군가의 손이 있지 않고서야 벼랑을 저렇게 뛰어내릴 리가 없다는 생각이드오 물방울들의 연병

장이 있지 않고서야 저럴 수가 없소

 

   저 강성해진 물줄기로 채찍을 만들어 휘드르고 싶은 게 어찌 나 혼자만의 생각  이겠오  채찍을

허공으로 치켜드는 순간, 채찍 끝에 닿은 하늘이 쩍 갈라지며 적어도 구천 마리의 말이 푸른 비명

을 내지르며 폭포 아래로 몰려올 것 같소

 

   그 중 제일 앞선 한 마리 말의 등에 올라타면 팔천구백구십구 마리 말의 갈기가 곤두서고,  허벅

지의 핏줄이 불거지고, 엉덩이 근육이 꿈틀거리고, 급기야 앞발을 쳐들고  뒷발을  박차며  말들은 

상승할 것이오 나는 그들을 몰고 내변산 골짜기를 폭우처럼 자욱하게 빠져나가는 중이오

 

   삶은 그리하여 기나긴 비명이 되는 것이오 저물 무렵 말발굽소리가 서해에 닿을 것이니 나는 비

명을 한 올 한 올 풀어 늘어뜨린 뒤에 뜨거운 노을의 숯불다리미로 다려 구름을 지우고 수평선  위

에 걸쳐 놓을 것이오 그때  천지간에 북소리가  들리는지  들리지  않는지  내기를  해도 좋소 나는

기꺼이 하늘에 걸어 둔 하현달을 걸겠소

 

# 감상

   우리가 현실 속에서 갈 수 없는곳, 이룰 수 없는 일들을 시를 통해서는

   가능해 질 수 있다 이 시는 우리 능력 범위 넘어에서 장중하고  힘차게

   우리를 이끌고 있다

   불끈 불끈 근육이 서고 일렁 일렁 성난 파도처럼 용솟음치듯, 온  민족

   이 혼연히 일어나 달려 나가는듯 하다

   구태여 해석이 필요없다, 느낌 자체가 해석이다, 첫 연을 뺀 나머지 연

   은 인간의 경지를 넘어 신의 경지에서 자연을 마음대로 부리고 있다

   오늘 아침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그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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