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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21 03:00
 글쓴이 : 湖巖
조회 : 690  

물속 깊이 꽃들은 피어나고 / 강은진

 

나는 너의 말로 말을 하고

너의 얼굴로 잠든다

 

내일, 이라고 적힌 글자들을 삼키며

물속 깊이 꽃들은 피어나고

 

울지 않는 밤이 다시 찾아온다면

너의 흙 묻은 신발을 오래오래 껴안고 있을 거야

어린 감나무를 심어 놓고

살랑거리는 잎사귀들의 연하디연한 살갗에 뺨을 대며

붉은 열매들이 나비처럼 꿈꾸는 상상을 할 거야

 

나는 너의 손으로 꿀벌의 투명한 날개를 쓰다듬고

너의 생채기로 선혈을 흘린다

 

모든 것이 멈춘 순간의 고요 속에서

아마 나는 네가 붙잡았을 최후의 기억

 

그때 웃고 있었다고 믿을 거야

분명히 그랬다고 믿을 거야

 

봄은 바짝 마른 입술처럼 바스락거렸지만

살아있다는 것들 중

참수되지 않은 것은 없었다

나는 가을에 태어났고

네가 없는 날 죽었다

 

* 강은진 : 1973년 서울 출생, 201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 감상

   나의 심상 속을 무엇인가 알듯 모를듯 모호한 것들이 휘젓고 다닌다

   무엇이 있긴 분명히 있는데 내 심상과 꼭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소복히 쌓인 눈처럼, 떨어진 감꽃, 실에 엮어 목에 걸던 순결처럼,

   내일에 대한 희망인가?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인가 아쉬움인가?

   끝내는 너는 또 다른 나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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