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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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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1-06 04:16
 글쓴이 : 湖巖
조회 : 137  

자동세차 / 김옥성

 

폭우에 포위된 채 포구 끝에 정벅한 자동차,

그 안에서 네가 울고 있다

폭우에 눈이 멀고 귀가 먼

섬 한 채가 정박해 있다

나는 너의 뒷모습을 기억해 낸다

 

그는 블랙홀이다

야경의 황혼도, 오프로드의 스릴도 기록되지 않는다

너만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다도해의

비경을 기억하고 있다

 

블랙홀을 뚫고 달려온 그가 더러운 분진을 뒤집어쓰고 있다

죄 없는 자는 그에게 돌을 던져도 좋다

너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노쇠한 종마의 발목처럼 생기를 잃었지만

타이어는 지치지 않는다

그는 늘 달릴 준비가 되어 있다

 

너는 너의 허물에서 나의 허물을 유추한다

세차원이 창을 두드린다

푸른 조끼에 얼룩이 묻어 있다

얼룩진 거울을 닦으니 네 얼굴도

깨끗해진 느낌이다

곰 한 마리가 막 동굴로 들어갈 참이다

길 거리에서 묻은 흠이야

씻으면 그만이지

참회를 하고 나면 곰처럼 사람이 될지 누가 아는가

 

너의 배후에서 생각한다

예언자 요나는 행복한 사람이었을까

고래의 뱃속 같은 터널로 빨려들어 가는 그를 바라보며,

앞 유리창으로 소나기가 퍼붓는다

파도에 떠밀려 방주가 요동치는 동안

기계의 손바닥이 그를 쓸어준다

신께서 그에게 참회의 동굴을 주셨다

기계음으로 꽉 채워진 블랙홀을 지나며 너는

심판과 회개와 예언과

세로운 세상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예수처럼은 아니지만

그가 맑은 얼굴로 부활했다

너를 대신하여 세상의 풍진을 덮어쓴

그가

훌훌 털고 다시 달린다

기계의 세계에 눈물 같은 것은 없다

 

* 김옥성 : 1973년 전남 순천 출생, 2007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

 

# 감상

   자동차를 자동세차 하면서 쏟아지는 물과 힘찬 걸레질하는 기계소리를 들으면서 화자는

   차안에서 별의별 상상을 다 한다

   여기서 그는 세차되는 자동차, 너는 화자 자신(너의 허물에서 나의 허물을 유추한다)이다

   화자는 동굴 속에서의 곰 토템 민족설화를 생각해 내고, 고래뱃속에서 3일동안 머물렀다

   는 요나 신화를, 성경의 노아의 방주까지 생각해 낸다

   세차된 자동차는 다시 태어나는 참회로 연결되며, 예수처럼은 아니지만 부활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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