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1-09 01:49
 글쓴이 : 湖巖
조회 : 551  

지상에 없는 잠 / 최문자

 

어젯밤 꽃나무 가지에서 한 숨 잤네

외로울 필요가 있었네

우주의 가득찬 비를 맞으며

꽃잎 옆에서 자고 깨보니

흰 손수건이 젖어 있었네

지상에서 없어진 한 꽃이 되어 있었네

한 장의 나뭇잎을 서로 찌르며

지상의 잎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네

저물녘 마른 껍질 같아서 들을 수 없는 말

나무 위로 올라오지 못한 꽃들은

짐승 냄새를 풍겼네

내가 보았던 모든 것과 닿지 않는 침대

세상에 닿지않는 꽃가지가 좋았네

하늘을 데려다가 허공의 아랫도리를 덮었네

어젯밤 꽃나무에서 꽃가지를 베고 잤네

세상과 닿지 않을 필요가 있었네

지상에 없는 꽃잎으로 잤네

 

# 감상

   "지상에 없는 꽃잎으로 잤네" 즉 지상에 없는 잠을 지상에서 잤다는데

   꼭 장자의 제물론 胡蝶夢을 읽는 듯 혼몽하다 제물론에 의하면 어느날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서 훨훨 날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나무밑에 사

   람이 자고 있어 가서 보니 자기가 자고 있더라는것

   깜짝 놀라 깨어서 " 꿈속의 나비가 나인가? 꿈을꾸고 있는 내가 나인가?

   이렇게 비롯된 호접몽은 자신과 사물의 구분을 잊는 物我一體를 빗대는

   말로서 덧없는 인생을 가르키는데 쓰여왔다

   본 시의 경우는 꿈을 꾼 것이 아니라 잠을 잤는데 지상에 없는 곳에서 잣

   다는것 자기가 잔 곳이 어딘지 모른다는 것 결국, 호접몽과 같은 혼몽한 상태,

   궁극적으로 서정시의 본질인 자아와 세계와의 동일화(투사 또는 동화)를

   추구한 것이리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788
1312 북 항 / 권대웅 湖巖 04:56 15
1311 지평 - 강경우 푸른행성 07-18 46
1310 만들 것인가, 만들어 낼 것인가[분실/박소미 외 2] 金離律 07-17 48
1309 고사목 / 최을원 湖巖 07-17 45
1308 기염 / 정 문 푸른행성 07-16 57
1307 우포에 비가 내린다 / 송하 푸른행성 07-15 92
1306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 칼릴 … 푸른행성 07-14 89
1305 운우지정(雲雨之情) /이선이 강북수유리 07-14 70
1304 국립낱말과학수사원 /함기석 활연 07-13 77
1303 튤립 / 송찬호 湖巖 07-13 74
1302 모닥불 / 백석 푸른행성 07-12 118
1301 가죽나무 /도종환 강북수유리 07-11 98
1300 불광천 / 홍일표 湖巖 07-11 60
1299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푸른행성 07-11 92
1298 핏덩어리 시계 / 김혜순 활연 07-10 99
1297 시작법을 위한 기도/박현수 강북수유리 07-10 77
1296 장미 / 송찬호 湖巖 07-09 112
1295 너의 밤 기도 / 오정자 푸른행성 07-08 114
1294 흰 노트를 사러가며 / 김승희 푸른행성 07-07 121
1293 화살 노래 - 문정희 안희선. 07-06 159
1292 대이동 / 기혁 湖巖 07-06 88
1291 눈물 - 김춘수 안희선. 07-05 183
1290 순간의 거울 2 (가을 강) / 이가림 湖巖 07-04 96
1289 시선 - 마종기 안희선. 07-04 145
1288 장마 / 김주대 강북수유리 07-03 193
1287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안희선. 07-03 154
1286 모란장 - 최경자 안희선. 07-02 135
1285 고양이의 잠/ 김예강 金離律 07-02 115
1284 연금술사 2 / 권대웅 湖巖 07-01 93
1283 견고한 고독 - 김현승 안희선. 06-30 178
1282 오동나무 안에 들다 / 길상호 湖巖 06-29 145
1281 적막 - 나태주 안희선. 06-27 280
1280 시치미꽃 - 이명윤 안희선. 06-27 175
1279 ◉시는 발견이다[갈등/김성진 외 2] 金離律 06-27 136
1278 독자놈들 길들이기 - 박남철 안희선. 06-27 122
1277 사람꽃 / 고형렬 강북수유리 06-27 152
1276 총 알 / 최금진 湖巖 06-27 97
1275 물방울 속 물방울 - 오정자 안희선. 06-26 171
1274 어떤 휴식/ 정익진 金離律 06-25 157
1273 세한도 / 이경교 湖巖 06-25 123
1272 바깥 - 문태준 안희선. 06-25 194
1271 파라다이스 폐차장 - 김왕노 안희선. 06-24 110
1270 6월 / 오세영 안희선. 06-22 206
1269 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湖巖 06-22 131
1268 6月 / 김용택 안희선. 06-22 199
1267 내 인생 최고, 최악의 증거물 / 박남철 안희선. 06-21 176
1266 깡통/ 김유석 金離律 06-20 142
1265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강북수유리 06-20 148
1264 소주병 / 공광규 강북수유리 06-20 171
1263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湖巖 06-20 117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