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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1-11 23:33
 글쓴이 : 童心初박찬일
조회 : 443  
아시아의 국경

땡볕에 눌러쓴 털모자의 땀 냄새가 지나가고
사탕수수 자루 인 여인의 부르튼 맨발이 지나가고
구루마 끌고 가는 부지깽이 같은 종아리가 지나가고
가슴에 면도칼 숨긴 아이들 희번덕거리는 눈초리가 지나가고
원 달러 원 달러 외치는 흙먼지 속 다물지 못하는 입이 지나가고
때 절은 스웨터 속 불룩하게 솟은 노숙의 담요가 지나가고
마약과 매춘 실어 나르는 부황 든 뺨이 지나가고
지뢰 속에 다리 묻은 주름진 아코디언 소리가 지나가고
무기 실은 트럭이 지나가고 탱크가 지나가고 전쟁이 지나가고
팔 잘린 부처가 지나가고 목 없는 시바가 지나가고
불타는 한낮 목마른 마호메트가 지나가고

지나가고 지나가고 몽땅 휩쓸고 지나가고
아 어머니, 메콩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국경을 지우며 경계를 허물며 도도히 흘러가고
부겐벨리아꽃 붉게 피어나고
 
김해자 『축제』 (애지,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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