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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2-28 02:45
 글쓴이 : 湖巖
조회 : 435  

잠 속의 잠 / 김다호

 

차단기 앞에 서면 텅 빈 가슴속에서 기적 소리 들린다

저무는 노래들 바람에 휩싸여 레일위로 눕고

빛인 듯 바람인 듯 흘러가는 철길을 멍하니 바라볼 뿐

 

눈을 감으면 장자의 껍질을 깨고 나와 날갯짓 하는

나비들 까마득 하늘을 뒤덮는데

거친 매듭을 닮은 나비 떼들 속에서 허둥대는 사이

가물가물 춘몽을 향해 흘러가는 기차

 

잠자고 싶을 때 잠들 수 없고

낮에도 밤에도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는 것은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가득한 내 몸 때문일 테지만

철길 위로 나비되어 퍼붓는 함박눈 보고 있으면

더욱 간절한 잠, 잠, 잠

 

꼬여진 매듭을 더듬을수록 잠은 잠 속으로 숨어버리고

차단기 너머 스멀대는 잠의 소리를 깨물고 있으면

밤은 이승도 저승도 아닌 채 깊어간다

 

내 머릿속에는

벌겋게 녹슨 채 열릴줄 모르는 차단기다 있다

 

# 감상

 

모자라는 잠(존재 속의 어떤 허기) 속에서 장자의 胡蝶之夢처럼 허덕인다

삶의 궁핍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풀리지 않고 내면 속에 엉켜 빙빙 돌아 결

국 제자리로 오고마는 잠 속의 잠(내면 속의 업보 같은 내면)을 화자는  이

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벌겋게 녹슨 채 닫혀있는 차단기 너머 기적소리 울리며 레일 위를 지나가는

기차처럼 채울 수 없는 세월진 허기가 화자의 가슴 속을 휙-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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