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3-03 03:41
 글쓴이 : 湖巖
조회 : 367  

동전 속의 새 / 정지윤

 

명함 없는 구름들이 기웃거리는 식당

쫓겨난 직업들은 대부분 가벼운 음식이 된다

 

일사불란한 강남대로

그래, 그곳은 협곡이야

굳게 다문 대부업체 유리창들 검게 빛난다

 

역삼동 뒷길 받쳐주는 손은 어디,

유리창 너머 등을 댄 술잔에 거품이 넘친다

 

포장마차엔 의자가 없다

사라진 이유, 몰라

홍건하게 적시는 퇴출당한 구름들

 

흐물흐물 우려진 국물을 마시고

뼛속까지 우려낸 시간

맛있는 건 공평한 것일까

 

국물의 간이 입에 맞는지

적당하기는 한 건지

수증기 너머로

뭉개진 지문들이 풀어내는 소리

허기도 쌓이면 날개가 될까

하지만 죽기전에는 빠져나갈 수 없다

 

그래, 동전 속이었어

학 한 마리 화살처럼 빠르게 한강을 꺼꾸로 날아오른다

 

* 정지윤 : 1964년 경기도 용인 출생, 2009년 <시에> 신인상

 

# 감상

 

한강 위를 훨훨 날아야할 학 한 마리 오백원짜리 동전 안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처럼 퇴출당한 구름들은 이곳저곳 인력시장 기웃거리다 끝내는

의자없는 포장마차에서 뭉개진 지문으로 술잔을 기울이며 울분을  뱃어야

하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참 딱한 풍경이다

- 뭉개진 지문들이 풀어내는 소리

- 하지만 죽기전에는 빠져나갈 수 없다

- 학 한 마리 화살처럼 빠르게 한강을 꺼꾸로 날아오른다

 

아침 되어도 아침 아니고

저녁 되어도 저녁 아니다

 

꽃 피고 단풍 들어도

봄 아니고 가을 아니다

 

해 뜬다 닭 울어도

한밤중이다

 

낡은 벤체 깡소주에 점심 도시락

꺼져가는 담배꽁초 타는 속 마음

 

비 오면 비를 맞고

눈 오면 눈도 맞는다

       - 졸작 <슬픈 신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543
1275 깡통/ 김유석 金離律 12:43 13
1274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강북수유리 10:23 17
1273 소주병 / 공광규 강북수유리 09:56 16
1272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湖巖 02:44 24
1271 나무들 / 조이스 킬머 안희선. 00:32 36
1270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강북수유리 06-19 66
1269 여름 저물녘엔 청계천에 가자 / 배월선 안희선. 06-19 55
1268 소금 / 이경록 안희선. 06-19 53
1267 청동물고기 / 허영숙 안희선. 06-18 60
1266 면벽의 유령 / 안희연 湖巖 06-18 45
1265 나무 달력 / 조윤하 & 나무에 깃들여 / 정현종 안희선. 06-18 65
1264 이팝나무 꽃 피었다 / 김진경 강북수유리 06-16 84
1263 아내, / 홍형표 안희선. 06-16 93
1262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 박복영 湖巖 06-16 50
1261 송(頌) / 김구용 안희선. 06-16 53
1260 감기 & 부부 / 진난희 안희선. 06-16 66
1259 새 떼 / 나희덕 안희선. 06-15 74
1258 어머니의 그륵 / 정일근 강북수유리 06-14 99
1257 새벽 / 박계희 안희선. 06-14 108
1256 물 / 이정록 안희선. 06-12 125
1255 꽃멀미/김충규 강북수유리 06-12 132
1254 바다의 악보 / 강인한 湖巖 06-12 86
1253 신부 / 서정주 안희선. 06-11 117
1252 직지사는 없다 / 이희은 긴강물 06-11 108
1251 어떤 시위/ 공광규 金離律 06-10 103
1250 해산 / 이재무 湖巖 06-10 107
1249 새 / 천상병 강북수유리 06-09 114
1248 낯선 시선 / 삐에르 르베르디 안희선. 06-09 101
1247 사람이 풍경이다 / 허영숙 안희선. 06-09 134
1246 가을 밤 / 조용미 湖巖 06-08 111
1245 상사몽 / 황진이 안희선. 06-07 110
1244 구상나무에게 듣다 / 최정신 안희선. 06-07 123
1243 배를 매며, 배를 밀며 / 장석남 강북수유리 06-06 87
1242 손의 의지 / 김선재 湖巖 06-06 107
1241 하류 / 김구식 안희선. 06-05 124
1240 개다래나무/박은주 긴강물 06-04 132
1239 외상값 /신천희 강북수유리 06-04 163
1238 출구/ 이규리 金離律 06-04 130
1237 누가 우는가 / 나희덕 湖巖 06-04 164
1236 어머니의 정원 / 김설하 안희선. 06-03 133
1235 多情에 바치네 / 김경미 안희선. 06-02 141
1234 닭의 하안거 / 고진하 湖巖 06-01 115
1233 수염 / 이상 안희선. 05-31 136
1232 Envoi / Kathleen Raine 안희선. 05-31 101
1231 에피소드(EPISODE) / 조향 안희선. 05-30 110
1230 나의 이솝 / 테라야마 슈우시(寺山修司) 안희선. 05-30 107
1229 아들의 여자/정운희 강북수유리 05-30 136
1228 여름을 건너간 슬픔 / 최해돈 湖巖 05-29 185
1227 밑줄/ 신지혜 金離律 05-27 157
1226 붉은 책 / 이경교 湖巖 05-27 126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