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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3-17 03:11
 글쓴이 : 湖巖
조회 : 271  

새 / 고영

 

미인이 다녀갔다

미인이 앉았던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다

 

눈동자가 붉은, 그래서 슬픈 꽁지를 끌고

뒷모습의 표정만을 남긴 채

공중의 한 부분을 베어내듯 그렇게 그렇게

미인이 다녀갔다

 

미인이 흘리고 간 뒷모습의 환영은

오래 황홀했지만,

환영이란 결국

뒤집어볼 수 없는 달의 이면, 그 너머에 누군가 꽂아놓은

허멍한 깃발 같은 것

그런데 미인들은 왜 다들 달의 그늘 속으로 사라지나

그곳엔 어느 은자(隱者)가

살고 있나

 

은자여, 미인을 데려가지 마오

 

씻을 수 없는 여운에 기대

살아 있는 날개를 꺾어 깃발을 만들지 마오

저 차디찬 공중에 펄럭이는

뒷모습의 환영이, 공중의 한 부분을 베어내듯

오래 아주 오래

각인이 되어 흐를 때까지

 

은자여, 미인을 데려가지 마오

 

# 감상

 

새와 미인과  은자는 어떤  공통 관념이 닿아  있는듯 한데,

그것이 무엇인지 잡힐듯 하면서도 자꾸 미끄러진다

잊을 수 없는 누구와의 추억? 아니면 화자 생애에 찍힌  火

印 같은 흔적? 애뜻하고 신기하지만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

듯 더듬을 수 밖에 없다

머리 하얗도록 기다렸는데, 허리 꺾이도록 견디었는데 은자

는 끝내 슬픈 꽁지를 끄는 미인을 데려가고 말았네

- 은자여, 미인을 데려가지 마오

어느 시절이  지나간 후의 그  그리움의 환영에 이끌려 화자는

절규 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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