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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3-19 04:19
 글쓴이 : 湖巖
조회 : 191  

불 켜진 고양이 / 홍일표

 

고양이를 움직이는 것은 한 마리의 쥐도 아니고

쥐를 표절한 그림자도 아니다

고양이의 주린 배는 풍랑을 주식으로 한다

 

고양이는 파도나 해일쯤은 적당히 요리할 줄 안다

담벼락에서 뛰어내린 고양이는

오랫 동안 바람의 낙법을 익힌 터라

바닥의 돌부리 정도는 몸이 먼저 널름 삼킨다

 

한때 말랑말랑한 구름으로 뒹굴다가

혼자 웅얼거리는 골목을 몸 안에 집어넣은 고양이

어둠의 심장을 두근거리며

눈 감지 못한 잉걸불 같은 눈으로 밤을 사냥한다

한순간 높은 담벼락이 구겨져서

고양이 발 앞에 납작 업드린다

 

검은 고양이에게 사육된 밤이

제 몸의 어둠을 뜯어내며 걸어가는 새벽

 

볼펜 끝에서

누군가 검고 가느다란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 감상

  

익은 냄새가 펄펄 나는 잘 육화된 시 한편을 본다

비유가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고양이에  대한 묘사가  심오하고

재미있다. 불꽃 환한 야생 고양이 눈빛을 금방 보는듯 하다

화자는 시뿐만 아니라 평설로서도 일가견 있어 줄겨 읽는 편인데,

뛰어난 감각과 표현 능력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주변 사물들과의 아기자기한  관계를 낯설게  하기로 드러내면서

또 다른 사유를 품고 있는듯 하다

- 볼펜 끝에서

- 누군가의 검고 가느다란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결국, 야생고양이는 시와 평설을 힘들여 쓰는 화자 자신인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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