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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4-30 04:44
 글쓴이 : 湖巖
조회 : 329  

내게 새를 가르쳐 주시겠어요 / 최승자

 

내게 새를 가르쳐 주시겠어요?

그러면 내 심장 속 새집의 열쇠를 빌려드릴게요.

 

내 몸을 맑은 시냇물 줄기로 휘감아 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당신 몸 속을 작은 조약돌로 굴러다닐게요.

 

내 텃밭에 심은 푸른 씨앗이 되어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당신 창가로 기어올라 빨간 깨꽃으로

까꿍! 피어날게요.

 

엄하지만 다정한 내 아빠가 되어 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너그럽고 순한 당신의 엄마가 되어드릴게요.

 

오늘 밤 내게 단 한 번의 깊은 입맞춤을 주시겠어요?

그러면 내일 아침에 예쁜 아이를 낳아드릴게요.

 

그리고 어느날 저녁 늦은 햇빛에 실려

내가 이 세상을 떠나갈 때,

저무는 산 그림자보다 기인 눈빛으로

잠시만 나를 바래다주시겠어요?

그러면 난 뭇별들 사이에 그윽한 눈동자로 누워

밤마다 당신을 지켜봐드릴게요.

 

# 감상

물방울처럼 해맑은 실로폰 소리가 구르는 듯 청아한 느낌이다 

발랄하지만 어떤 숙명적인 슬픔이 베어있는 듯 처연하고

조건부이면서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애절하며 

생의 마디마다 우러나는 그리움이라 무척 아름답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조건부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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