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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5-05 03:09
 글쓴이 : 湖巖
조회 : 253  

종이의 나라 / 김양아

 

등 굽은 새벽이

낡은 손수레에 쌓아올린 묵직한 산을 끌고 간다

어느날 악몽을 꾼 나무들이

두꺼운 종이상자로 변신해 차곡차곡 포개진다

 

소비를 즐기는 도시는 끊임없이 포장을 벗겨낸다

택배는 쌓이고

박스의 접은 각이 풀리고 모서리가 무너진다

바깥으로 밀려나 독거노인과 한 묶음이 되었다

 

종이의 나라

그들만의 거래처는 치열하게 움켜쥔 밥줄이다

구역은 쉽게 얻을 수도 없고 내주지도 않는다는 게

그들 사이의 불문율,

땀 한 되에 60원을 쳐준다는 종이박스는

앞 다투어 수거된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거리로

고단한 노구를 밀어내는 도시

시장 골목과 상가를 돌아온 새벽이

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른다

저 아찔함, 다급한 클랙슨이 바퀴를 밀어 붙인다

 

발품을 팔아 엮은 오늘의 노동이 기우뚱거린다

 

* 김양아 : 서울 출생,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영어교육과 졸업,

               2014년 <유심>으로 등단

 

# 감상

나무는 산에서 살다 종이로 다시 태어나 세상을 온통 포장한다

도시는 포장된 종이로 끊임없이 늘어나 독거노인과 한 묶음되어

생활 밖으로 밀려난다

치킨, 햄버거, 피자등이 몽땅 종이로 포장되어서 택배 오토바이를

타고 도시의 밤거리를 요란스럽게 질주한다

시장 골목과 상가를 돌아온 새벽, 등굽은 노인이 폐휴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도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고 다급한 클랙슨이 악을

쓰면서 급브레이크가 깜짝 놀라 까맣게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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