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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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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5-13 04:36
 글쓴이 : 湖巖
조회 : 172  

모래 여자 / 김해순

 

모래 속에서 여자를 들어올렸다

여자는 머리털 하나 상한 데가 없이 깨끗했다

 

여자는 그가 떠난 후 자지도 먹지도 않았다고 전해졌다

여자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죽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와서 여자를 데려갔다

옷을 벗기고 소금물에 담그고 가랑이를 벌리고

머리털을 자르고 가슴을 열었다고 했다

 

여자의 그가 전장에서 죽고

나라마저 멀리멀리 떠나버렸다고 했지만

여자는 목숨을 삼킨 채

세상에다 제 숨을 풀어놓친 않았다

몸속으로 칼날이 들락거려도 감은 눈 뜨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자를 다시 꿰매 유리관 속에 뉘었다

기다리는 그는 오지 않고 사방에서 손가락들이 몰려왔다

 

모래 속에 숨을 여자를 끌어올려

종이 위에 부려놓은 두 손을 날마다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낙타를 타고 이곳을 떠나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꿈마다 여자가 따라와서

검은 눈 번쩍 떴다

여자의 눈꺼풀 속이 사막의 밤하늘보다 깊고 넓었다

 

* 김혜순 : 1955년 경북 울진 출생, 1979년 시 <담배를 피우는 시체>

               로 데뷔, 서울 예술대 교수

 

# 감상

2006년도 미당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화자는 사막지방을  여행하면서 현지 가이드의 설명과 자신이

직접 느낀 정서를  상당히 오랫동안 육화시켜 텍스트를 엮은 듯 하다

미라가 살았을 때의 고난을 가이드의 설명에서인지 아니면 화자

자신의 상상력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시의 아픔도 깊이 느껴지는데,

화자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미라 자신의 입장에서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독자가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듯 생동감을 주고 있다

- 꿈마다 여자가 따라와서

- 검은 눈 번쩍 떴다

- 여자의 눈꺼풀 속이 사막의 밤하늘보다 깊고 넓다

여행을 마치고 체험한 서사를 작품화 하느라 고심한  흔적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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