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5-20 03:08
 글쓴이 : 湖巖
조회 : 251  

소 / 강신애

 

안개 속에서 검은 소를 만났다

구정물 젖은 풀의 냄새를 풍기며 천천히

어디로 가는 중이었는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도 가만히 바라보았다

커다란 눈이 성스럽도록 멀었다

이상하게도 소의 등허리에는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춥지 않니?

눈을 털어주려 손을 올려놓았을 때

갑자기 고개를 돌려서

놀란 나는 뒷걸음질쳤다

소도 놀란 듯했다

 

자동차 뜸한 길가

안개의 발판마다

젖은 현의 선율이 튀어나왔다

뒤에서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은 듯했지만

더듬듯 계속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안개로 윤곽이 무너진 소를 만났다

흐린 등에는

내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무거운 마침표처럼,

소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던 것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거기

우두커니

 

* 강신애 : 1961년 경기도 강화 출생, 1996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서랍이 있는 두 겹의 밤> 외

 

# 감상

안개 속에서  소의 모습과 울음소리는  현실인듯 환상인듯  애매모호한 현상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길이 차분하고 웅숭깊어 내재된 울림이 크고 그윽한데,

껌벅이는 커다란 눈, 시리도록 찰랑이는 워낭소리, 듬직한 발걸음 등, 소가 가지고

있는 친근감이 화자의 깊은 심상 속에서 우러나고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시의

매력이 기묘하면서 신비롭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7060
1357 이불무덤 / 천수호 鵲巢 11:18 16
1356 대추 한 알/장석주 강북수유리 08-20 37
1355 그런 날 있다/ 백무산 金離律 08-20 55
1354 질투의 메카니즘 / 강 순 鵲巢 08-19 54
1353 목판화 / 진창윤 湖巖 08-19 51
1352 밀봉 / 강해림 鵲巢 08-18 45
1351 각시푸른저녁나방 / 권규미 鵲巢 08-18 40
1350 죽은 새를 위한 메모 / 송종규 鵲巢 08-17 53
1349 바빌로니아의 달 / 안웅선 湖巖 08-17 53
1348 단 하나의 물방울은 / 이영옥 鵲巢 08-16 62
1347 일회용 봄 / 이규리 鵲巢 08-16 84
1346 그래서 / 문현미 鵲巢 08-15 101
1345 그늘 / 이상국 湖巖 08-15 115
1344 거미의 각도 / 김도이 鵲巢 08-15 61
1343 좌파/우파/허파 / 김승희 鵲巢 08-14 58
1342 곡두 / 김준태(豁然) (2) 鵲巢 08-14 100
1341 시간 / 여성민 鵲巢 08-13 85
1340 누드와 거울 / 심은섭 鵲巢 08-12 73
1339 좀비극장 / 박지웅 鵲巢 08-12 94
1338 연기(煙氣) / 김수영 湖巖 08-12 78
1337 조응照應의 푸른 방향성 / 고은산 鵲巢 08-12 52
1336 於 芻仙齋 추선재에서 / 강 경우 鵲巢 08-11 46
1335 오리털파카신 / 문보영 鵲巢 08-11 51
1334 도시가 키운 섬 /최삼용 강북수유리 08-11 55
1333 나의 쪽으로 새는 / 문태준 鵲巢 08-10 102
1332 아스피린 / 문정영 湖巖 08-10 89
1331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 / 문태준 鵲巢 08-09 109
1330 전봇대/이명숙 강북수유리 08-08 104
1329 인사동 그곳에 가고 싶다 / 서동균 湖巖 08-07 113
1328 남겨진 체조 / 심지아 鵲巢 08-07 91
1327 변검 / 김선우 湖巖 08-05 104
1326 갈꽃이 피면 / 송기원 나싱그리 08-04 123
1325 벼루 / 이수정 鵲巢 08-04 90
1324 시의 시대 / 이창기 강북수유리 08-04 86
1323 백야 / 남길순 湖巖 08-02 130
1322 다시 /박노해 강북수유리 07-31 179
1321 장대와 비 사이 / 조영란 湖巖 07-31 121
1320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강북수유리 07-28 106
1319 캉캉치마 / 김미령 湖巖 07-28 105
1318 털 난 꼬막 /박형권 강북수유리 07-27 112
1317 달북 / 문인수 湖巖 07-26 159
1316 길 / 김기림 湖巖 07-24 229
1315 외롭다는 것은 / 박일 성율 07-22 284
1314 호랑이는 고양이과다 / 최정례 湖巖 07-21 99
1313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푸른행성 07-20 185
1312 북 항 / 권대웅 湖巖 07-19 142
1311 지평 - 강경우 푸른행성 07-18 184
1310 만들 것인가, 만들어 낼 것인가[분실/박소미 외 2] 金離律 07-17 144
1309 고사목 / 최을원 湖巖 07-17 143
1308 기염 / 정 문 푸른행성 07-16 14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