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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5-27 17:20
 글쓴이 : 金離律
조회 : 247  

밑줄


신지혜


바지랑대 높이

굵은 밑줄 한 줄 그렸습니다

얹힌 게 아무것도 없는 밑줄이 제 혼자 춤춥니다


이따금씩 휘휘 구름의 말씀뿐인데,

우르르 천둥번개 호통뿐인데,

웬걸?

소중한 말씀들은 다 어딜 가고


밑줄만 달랑 남아

본시부터 비어있는 말씀이 진짜라는 말씀,


조용하고 엄숙한 말씀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인지요


잘 삭힌 고요,


空의 말씀이 형용할 수 없이 깊어,

밑줄 가늘게 한 번 더 파르르 빛납니다


프로필

신지혜 :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재외동포문학상 대상, 한영 대역시집 외 다수


시 감상


한때 ‘밑줄 쫙’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중요한 부분이고 기억해야 할 부분이라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주요 부분에 형광펜을 긋거나 알록달록한 색을 칠하는 것도 잊지 않으려는 행동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정작 중요한 것은 밑줄이 그어지지 않은 그 주요 부분의 옆에 있는 것들 아닐까? 본문의 내용처럼 허공에 그어진 바지랑대에 걸려있던 그 말씀들은 모두 사라진 빈, 허공에 걸린 밑줄, 나는 어디에 밑줄을 긋고 사는지? 빈 가슴에 밑줄 한 번 그어보자. 뭐든···.[글/ 김이율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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