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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5-30 18:01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111  

    에피소드(EPISODE) / 조향


    열오른 눈초리, 하잖은 입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뿐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물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보았다.

    ― 아이 !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처박곤 하얗게
    化石이 되어갔다.



    趙鄕 (1917 ~ 1985)

    1941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첫날밤’이 당선되어 등단
    부산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양성과 창작 및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

    <감상 & 생각>

    공격적 . 적극적 이미지의 소년과 방어적 . 소극적 이미지의 소녀 사이에서
    전개된 짤막한 에피소드가 그 어떤 환상적인 분위기와 함께
    표현되는 반사실적인 묘사라는 점에서 시인이 추구했던,
    초현실주의 수법에 충실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혁명적 의식(意識)을 지닌 소년이 쏜 총에 의해 고통 대신에
    똥그란 바다(新世界)의 환희로 깨어나는,
    소녀의 경이로운 意識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세상을 놀래킬만 하다
    머릴 처박곤 하얗게 化石이 되어갈만 하다

    60여 년 전에 쓰여진 詩라고 믿기지 않는다

    오늘의 그 어떤 첨단을 달리는 詩보다 스마트하다

    참신하다


                                                              - 희선,







    물병자리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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