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5-31 19:06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229  
    수염 - : (鬚 ·鬚 ·그 밖에 수염일 수 있는 것들 · 모두를 이름) /  이상    
                                                              
    
     1 
    눈이존재하여있지아니하면아니될처소(處所)는삼림(森林)인웃음이존재(存在)하 
    여있었다 
    
     2 
    홍당무 
    
     3 
    아메리카의유령(幽靈)은수족관이지만대단(大端)히유려(流麗)하다 
    그것은음울(陰鬱)하기도한것이다 
    
     4 
    계류(溪流)에서......
    건조한식물성이다 
    가을
     
     5 
    일소대(一小隊)의군인이동서의방향으로전진하였다고하는것은 
    무의미한일이아니면아니된다 
    운동장이파열(破裂)하고균열(龜裂)할따름이니까 
    
     6 
    삼심원(三心圓)
     
     7 
    조(粟)를그득넣은밀가루포대(布袋) 
    간단한수유(須臾)의월야(月夜)이었다 
    
     8 
    언제나도둑질할것만을계획하고있었다 
    그렇지는아니하였다고한다면적어도구걸(求乞)이기는하였다
     
     9 
    소(疏)한것은밀(密)한것의상대(相對)이며또한 
    평범한것은비범한것의상대이었다 
    나의신경은창녀보다도더욱정숙한처녀를원하고있었다 
    
     10 
    말(馬)― 
    땀(汗)―
    
     X 
    
    여(余), 사무(事務)로써산보(散步)라하여도무방하도다 
    여(余), 하늘의푸르름에지쳤노라이같이폐쇄주의(閉鎖主義)로다 
    
    
    
     
    

    이상.jpg

    李箱  시인 . 소설가 (1910년 8월 20일 ~ 1937년 4월 17일)
     
    1910년 서울에서 이발업에 종사하던 부 김연창(金演昌)과 
    모 박세창(朴世昌)의 장남으로 출생하여, 1912년 부모를 떠나 아들이 없던 
    백부 김연필(金演弼)에게 입양되어 김연필의 집에서 장손으로 성장하였다. 
    그는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거쳤고 졸업 후에는 총독부 건축과 기수로 취직하였다.
    1931년 처녀시 〈이상한 가역반응〉, 〈BOITEUX·BOITEUSE〉, 〈파편의 경치〉 등을 
    《조선과 건축》지에 발표했고 1932년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을 '조선'에 발표하면서 
    비구(比久)라는 익명을 사용했으며,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면서 
    ‘이상(李箱)’이라는 필명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상의 本名은 김혜경)
    1933년 3월 객혈로 총독부 건축기수직을 사임하고 백천온천으로 요양을 떠났다가 
    기생 금홍(본명 연심)을 만나게 되어, 후에 서울로 올라와 금홍과 함께 
    다방 '제비'를 운영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폐병에서 오는 절망을 이기기 위해 본격적으로 문학을 시작했다.
    1934년 구인회에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여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지만 난해시라는 독자들의 항의로 30회로 예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15회로 중단하였다. 
    1935년에는 다방과 카페 경영에 실패하고 연인 금홍과도 결별하였으며 1936년 구인회 동인지 
    〈시와 소설〉의 편집을 맡아 1집만 낸 뒤 그만두고 '중앙'에 《지주회시》, '조광'에 
    《날개》, 《동해》를 발표하였으며 《봉별기》가 '여성'에 발표되었다.
    같은 해 6월 변동림과 결혼하여 일본 도쿄로 옮겨가 1937년 사상불온 혐의로 
    도쿄 니시칸다경찰서에 유치되었다가 병보석으로 출감하였지만 지병인 폐병이 악화되어 
    향년 만26년 7개월에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객사하였다. 
    유해는 화장하여 경성으로 돌아왔으며, 같은 해에 숨진 김유정과 합동영결식을 하여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치되었으나 후에 유실(遺失)되었다.
    

    * 합동영결식에 관련한 소설가 김유정과의 일화 逸話 하나
    
    소설가 김유정과는 오랜 친구 사이였는데, 이상이 김유정에게 함께 동반자살하자고 
    꼬신 적이 있었다. 헌데, 김유정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단다. 여기서 아이러니 한 건 
    1937년 3월 29일 김유정이 이상보다 1달 먼저 병으로 사망하여 세상을 떴단 거.
    (혼자 머쓱했을, 이상의 모습이 상상된다)
    

    ------------------------------------------------
    
    <감상 & 생각>
    詩的 완성도 따위를 말하기 앞서, 우선 그의 시편들은 쿨쿨 잠자던 
    朝鮮의 시문학에 최초로 초현실주의(쉬르 Sur)기법의 충격을 주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을 듯
    
    (무엇이던, 남들 앞서 최초로 한다는 건 망설여지고 힘든 일...... 그래서,
    언제나 최초는 찬란히 빛나는 일이고 반면에 그 이후의 아류 亞流들이 빛을 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 물론, 원조를 넘어 조향 趙鄕 시인처럼 어렵사리 빛을 보는 경우도 
    간혹 있겠지만)
    
    띄어쓰기 전무全無의 詩이다  (하여, 읽기에 짜증난다)
    
    아무튼 한국 난해시의 원조 . 조종(祖宗)격인 듯한, 이 비동일성(非同一性)의 
    구조를 어떻게 해석하고 감상할 것인가?
    
    수염鬚髥과는 하등 관련없어 보이는 개별적 10개항(項)들을 왜 
    (수염 - : [鬚 ·鬚 ·그 밖에 수염일 수 있는 것들 · 모두를 이름])이란
    시제로 꽁꽁 묶어 놓았을까?  
    
    만약에 李箱이 지금 내 앞에 있다면, 
    정말 그 뭔가를 제시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생각나는대로의 자동기술로 
    써본 건지 그를 사정없이 다그치고 싶어진다 
    
    오늘에 읽어도, 떨떠름한데 이 詩가 발표된 1930년代의 순진무구한
    독자들은 얼마나 황당하니 어리둥절해 했을까? 
    (詩를 읽으며 화도 냈을 거 같다   도대체 이게 뭔, 독사운드여~ 하며)
    
    사실, 이 詩에 있어 시제는 하나의 격발장치에 불과하다는 생각
    
    즉, 詩의 독자에게로 향하는 일종의 화두 話頭 던짐이다 
    유리 병속 새 같은 해독 과제의 던짐이다
    
    일반적으로 초현실주의 계통에서 원용 援用하는 비동일성의 구조는
    시어들로 하여금 고도의 전압을 띄게 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높은 전압은 과연 어디로 부터 비롯되는가?
    
    그건 낱말들의 행복한 연결이 아니라, 일체의 설명적인 연상을 
    불허하는 비연결성의 긴장된 낱말로 부터 비롯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비연결성이면서도 동시에 형식적 균형을 이루며 
    詩的으로 튼튼히 결합되어 있다
    
    즉, 정서적이나 의미의 유사성으로 부터 벗어난 상태에서 결합되어
    그것으로 부터 새로운 詩的 은유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단 거
    
    그런데 그런 은유에서 많은 독자들이 당황하는 주된 이유를 들자면,
    그 같은 은유는 어디까지나 시인의 내면에 각인되는 무의식적 이미지의
    발현이라서 독자들에게 하나도 친절하지 않다는 점인 거 같다
    
    이런 경향은 <쉬르 ; 초현실>에 있어 왜 그렇게 두드러지는가?
    
    다음에서 유추해 볼 수 있겠다
    
    대표적인 초현실주의자이며 동시에 입체파 시인이기도 한
    <삐에르 르베르디>에 의하면, " 서로 어떤 논리적 관계도 없는
    둘 혹은 그 이상의 요소들을 결합시킴으로써 더욱 강력한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으며, 이것은 그 관계가 오직 내면적으로만 파악되는,
    두 개의 조화될 수 없는 사물이 자발적으로 만남으로써 이루어지는
    전혀 새로운 이미지인 것이다."
    
    따라서 초현실주의적 이미지의 가치는 사물과 현상의 유사성이나
    등가성(等價性)이 아니라 그것들로 부터 환기할 수 있는 일련의 연상을
    시인이 탈취하는 데 있단 거
    
    그렇게 한 생각 접어보니, 李箱의 '수염'도 읽기엔 황당무계한 것 같지만
    시인 자신은 궁극적으로 詩로서 수염의 진실을 말하고 있단 생각도 든다 
    
    이거 뭐, 감상인지 뭔지도 모를 요상한 글이 되었다
    
    아무튼 내 석두石頭에 수염나도록 쥐나며, 간만에 천재 시인의 시 한 편 읽고 간다


    - 희선,

    ...쥐가 난 희서니의 돌머리는 고양이가 필요해~


 




遺失物 保管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7060
1357 이불무덤 / 천수호 鵲巢 11:18 16
1356 대추 한 알/장석주 강북수유리 08-20 37
1355 그런 날 있다/ 백무산 金離律 08-20 55
1354 질투의 메카니즘 / 강 순 鵲巢 08-19 54
1353 목판화 / 진창윤 湖巖 08-19 51
1352 밀봉 / 강해림 鵲巢 08-18 45
1351 각시푸른저녁나방 / 권규미 鵲巢 08-18 40
1350 죽은 새를 위한 메모 / 송종규 鵲巢 08-17 53
1349 바빌로니아의 달 / 안웅선 湖巖 08-17 53
1348 단 하나의 물방울은 / 이영옥 鵲巢 08-16 62
1347 일회용 봄 / 이규리 鵲巢 08-16 84
1346 그래서 / 문현미 鵲巢 08-15 101
1345 그늘 / 이상국 湖巖 08-15 115
1344 거미의 각도 / 김도이 鵲巢 08-15 61
1343 좌파/우파/허파 / 김승희 鵲巢 08-14 58
1342 곡두 / 김준태(豁然) (2) 鵲巢 08-14 100
1341 시간 / 여성민 鵲巢 08-13 85
1340 누드와 거울 / 심은섭 鵲巢 08-12 73
1339 좀비극장 / 박지웅 鵲巢 08-12 94
1338 연기(煙氣) / 김수영 湖巖 08-12 78
1337 조응照應의 푸른 방향성 / 고은산 鵲巢 08-12 52
1336 於 芻仙齋 추선재에서 / 강 경우 鵲巢 08-11 46
1335 오리털파카신 / 문보영 鵲巢 08-11 51
1334 도시가 키운 섬 /최삼용 강북수유리 08-11 55
1333 나의 쪽으로 새는 / 문태준 鵲巢 08-10 102
1332 아스피린 / 문정영 湖巖 08-10 89
1331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 / 문태준 鵲巢 08-09 109
1330 전봇대/이명숙 강북수유리 08-08 104
1329 인사동 그곳에 가고 싶다 / 서동균 湖巖 08-07 113
1328 남겨진 체조 / 심지아 鵲巢 08-07 91
1327 변검 / 김선우 湖巖 08-05 104
1326 갈꽃이 피면 / 송기원 나싱그리 08-04 123
1325 벼루 / 이수정 鵲巢 08-04 90
1324 시의 시대 / 이창기 강북수유리 08-04 86
1323 백야 / 남길순 湖巖 08-02 130
1322 다시 /박노해 강북수유리 07-31 179
1321 장대와 비 사이 / 조영란 湖巖 07-31 121
1320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강북수유리 07-28 106
1319 캉캉치마 / 김미령 湖巖 07-28 105
1318 털 난 꼬막 /박형권 강북수유리 07-27 112
1317 달북 / 문인수 湖巖 07-26 159
1316 길 / 김기림 湖巖 07-24 229
1315 외롭다는 것은 / 박일 성율 07-22 284
1314 호랑이는 고양이과다 / 최정례 湖巖 07-21 99
1313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푸른행성 07-20 185
1312 북 항 / 권대웅 湖巖 07-19 142
1311 지평 - 강경우 푸른행성 07-18 184
1310 만들 것인가, 만들어 낼 것인가[분실/박소미 외 2] 金離律 07-17 144
1309 고사목 / 최을원 湖巖 07-17 143
1308 기염 / 정 문 푸른행성 07-16 14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