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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6-04 02:23
 글쓴이 : 湖巖
조회 : 303  

누가 우는가 / 나희덕

 

바람이 우는 건 아닐 것이다

이 폭우 속에서

미친 듯 우는 것은 바람은 아닐 것이다

번개가 창문을 때리는 순간 얼핏 드러났다가

끝내 완성되지 않는 얼굴,

이제 보니 한 뼘쯤 열려진 창 틈으로

누군가 필사적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다

울음소리는 그 틈에서 요동치고 있다

물줄기가 격랑에서 소리를 내듯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좁은 틈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

창문을 닫으니 울음소리는 더 커진다

유리창에 들러붙은 빗방울들,

가로등 아래 나무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다

저 견딜 수 없는 울음은 빗방울의 것,

나뭇잎들의 것,

또는 나뭇잎을 잃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부딪치는 나뭇가지들의 것,

뿌리 뽑히지 않으려고, 끝내 초월하지 않으려고

제 몸을 부싯돌처럼 켜대고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창 밖에 있다

내 안의 나무 한 그루 검게 일어선다

 

* 나희덕 :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조선대 교수,

 

# 감상

화자는, 시 <못위의 잠>으로 IMF 당시 정리해고 된 가장이 대신 일터에 나간 아내의  퇴근을

늦은 저녁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는 처량한 모습을 못 위에서 잠자는 숫재비에 비유해서 독자

의 심금을 울린바 있는데, 이 시 역시 어렵고 험난한 세상  애옥살이 하는 張三李四들의 울부

짓음과 몸부림을 비바람에 요동치는 창 밖의 나무 한 그루에 비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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