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6-20 02:44
 글쓴이 : 湖巖
조회 : 199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틈의 관자놀이에 교묘하게 숨는다 깊숙이

너는 더 깊숙이

자취도 없이, 시침 뚝 떼고, 조명처럼 꺼진다

 

네가 주머니에서 흘러나와 굴러가버린 저녁 어떻게든 일어서 보려던 영장류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다

비는 쏟아지고

너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

빗방울이 깨지는 난간에서 날개를 잃고 추락했다

 

너는 네 뒤를 의식하지 구르지 않으면 어김없이 뒤돌아보지 길을 잃지 않으려고

언제든 돌아갈 채비를 하듯

문고리마다 다족류의 냄새를 묻혀두지

 

내가 너에게 굴러가는 게 이상하다 문득 너를 옹호하느라 꽃들의 저녁을 잊은 것도 이상하다

외각에서 빙빙 돌다

너를 향해 돌진하는 불나방들도 이상하다

 

사람들은 너로부터 최초의 위선을 배우고

다발로 묶어서 숨기기 좋은 너의 검은 손가락이 심장을 콕 찌를 때마다 숨소리가 가빠진다

부푼 꿈들이 어지럽게 살벌한 거리에 넘쳐난다

 

어둠 속에서 납작하게 엎드려 뒤꿈치를 들고 찾아보는 너의 맹독성

대체로 모두 어디로 사라진 거지?

 

한 번 굴러가면 돌아오지 않는 일생은 검고, 틈이 많고, 나는 자주 너의 냄새를 좇는다

 

* 안태현 : 전남 함평 출생, 2011년 계간 <시안> 으로 등단, 시집 <이달의 신간> 등

 

# 감상

마루바닥에 떨어지면 또르르 굴러서 틈과 틈사이로 빠져 사라지는  어린이 놀이 같은 동전의 속성과

富의 절대적 권위를 발휘하면서 현대사회를 압권하는 금전의 속성에 착안 화자는 텍스트를 엮어간다

네가 주머니에서 흘러나와 굴러가버리면 어떻게든 일어서보려고 빗속에서 너를 애타게 부르는 영장류

는 끝내 마포대교에서 몸을 던진다

너의 맹독성에 취해 죽는지도 모르고너를 향해 돌진하는 이 불쌍한 불나방들,

그들은 너로 인해 위선을 배우고, 첫사랑을 잃기도하고, 서로를 불신하며 본연의 존엄성도 잃어가고 있다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절대 악, 그러나 오늘도 너는 천연스럽게 어린이 놀이처럼 또르르 마루바닥을

굴러 틈과 틈사이로 사라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7329
1409 우리의 얼굴 / 김중일 鵲巢 09-25 5
1408 성에가 우는 새벽 / 김민철 湖巖 09-24 27
1407 새벽의 싱크홀 / 김종태 鵲巢 09-24 27
1406 추문醜聞 / 김은상 鵲巢 09-22 38
1405 공백이 뚜렸하다 / 문인수 湖巖 09-20 101
1404 아가씨들 / 김윤이 鵲巢 09-18 83
1403 웨하스 / 여성민 鵲巢 09-18 81
1402 추석/ 유용주 (1) 金離律 09-17 154
1401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 신용묵 湖巖 09-17 75
1400 알리바이 / 김유석 鵲巢 09-17 75
1399 불멸의 새가 울다 / 진란 강북수유리 09-15 62
1398 가을하늘 - 김선숙 ahspoet1 09-14 202
1397 화장 (花葬) / 복효근 湖巖 09-14 109
1396 질병 / 김연필 鵲巢 09-13 101
1395 수선화를 묻다 / 이경림 鵲巢 09-13 97
1394 滴 / 김신용 鵲巢 09-12 77
1393 非子 / 김선미 鵲巢 09-11 106
1392 푸른수염 / 김경린 湖巖 09-11 91
1391 페루 / 김상미 鵲巢 09-10 83
1390 빈 잔/ 김완하 金離律 09-10 120
1389 주유소 / 윤성택 강북수유리 09-10 87
1388 안개 속의 풍경 / 김이강 鵲巢 09-09 101
1387 대작 - 李白 安熙善 09-09 99
1386 화살나무 / 박남준 湖巖 09-09 75
1385 스캔들 / 김분홍 鵲巢 09-08 96
1384 밧줄 / 정호승 湖巖 09-07 161
1383 안개남자 / 김미정 鵲巢 09-06 99
1382 검은 동화 / 김 루 鵲巢 09-06 101
1381 내 눈을 감기세요 / 김이듬 강북수유리 09-05 126
1380 透明해지는 육체 - 김소연 安熙善 09-04 160
1379 풍선 / 김길나 鵲巢 09-04 101
1378 아틀란티스(바닷게의 노래)/ 황인숙 湖巖 09-04 92
1377 씨감자 / 길상호 鵲巢 09-03 98
1376 175센치의 전복 /송기영 金離律 09-03 84
1375 사라진 양 / 금시아 鵲巢 09-02 88
1374 수각(水刻) / 오영록 鵲巢 09-01 103
1373 가을 편지 - 고은 안젤루스 09-01 257
1372 애인 / 유수연 湖巖 09-01 143
1371 명랑 / 고영민 鵲巢 08-31 101
1370 기념일이 간다 / 권민경 鵲巢 08-31 112
1369 안압지雁鴨池 / 이강하 鵲巢 08-30 131
1368 지옥은 없다 / 백무산 강북수유리 08-30 109
1367 철길 / 김순아 鵲巢 08-29 144
1366 주술사(呪術師) / 황봉학 湖巖 08-29 92
1365 모자 찾아 떠나는 호모루덴스 / 이 령 鵲巢 08-28 101
1364 검은 비닐봉지에 악수를 청하다 / 권상진 鵲巢 08-28 104
1363 인연/ 복효근 金離律 08-27 241
1362 저울 / 이영춘 湖巖 08-26 141
1361 벽암(碧巖)과 놀다 / 이명 湖巖 08-24 112
1360 [아포리즘이 더 필요한 시대] 접는 다는 것/ 권상진외 2 (2) 金離律 08-22 143
 1  2  3  4  5  6  7  8  9  10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196.13.210'

145 : Table './feelpoem/g4_login' is marked as crashed and should be repaired

error file : /board/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