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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 舊. 공모전 당선작

 
작성일 : 15-11-19 10:1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22  

1회 전봉건문학상에 김행숙 시인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월간 문예지 '현대시학'이 전봉건(1928~1988)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한 제1회 전봉건문학상 수상자로 김행숙(45) 시인이 선정됐다고 상 운영위원회가 22일 밝혔다. 수상작은 시집 '에코의 초상'(문학과지성사)이다.

전봉건문학상은 지난 1년동안 발간된 중견 시인의 시집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심사위원단은 "도처에 선언과 주장과 판결의 웅성거림만 가득한 세계에서 힘겹게 에코의 연약한 목소리를, 그 사라져가는 현존을 기억하고 이어가려고 하는 김씨의 노력이 이번 시집에서 아름다운 시적 메아리를 낳고 있다"고 평했다. 수상작과 수상 소감, 심사평 등은 '현대시학' 10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시상식은 1113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린다.

 

심사위원 : 남진우, 홍일표, 권혁웅, 조재룡

 

본심 추천 우수 시집

• 강 정『귀신』 • 김 안『미제레레』 • 김이듬 『히스테리아』 •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 • 김행숙『에코의 초상』 • 손택수『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 윤의섭『묵시록』 • 정재학『모음들이 쏟아진다』 • 최금진『사랑도 없이 개미귀신』 • 최정례『개천은 용의 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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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초상 (외 2편)

 

김행숙


                             
   입술들의 물결, 어떤 입술은 높고 어떤 입술은 낮아서 안개 속의 도시 같고, 어떤 가슴은 크고 어떤 가슴은 작아서 멍하니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 같고, 끝 모를 장례행렬, 어떤 눈동자는 진흙처럼 어둡고 어떤 눈동자는 촛불처럼 붉어서 노을에 젖은 회색 구름의 띠 같고, 어떤 손짓은 멀리 떠나보내느라 흔들리고 어떤 손짓은 어서 돌아오라고 흔들려서 검은 새떼들이 저물녘 허공에 펼치는 어지러운 군무 같고, 어떤 얼굴은 처음 보는 것 같고 어떤 얼굴은 꿈에서 보는 것 같고 어떤 얼굴은 영원히 보게 될 것 같아서 너의 마지막 얼굴 같고, 아, 하고 입을 벌리면 아, 하고 입을 벌리는 것 같아서 살아 있는 얼굴 같고,

 

인간의 시간

 

우리를 밟으면 사랑에 빠지리

물결처럼

 

우리는 깊고

부서지기 쉬운

 

시간은 언제나 한가운데처럼

 

 

악몽이란 생생한 법입니다

몇몇 악몽들이 암시했고 별빛이 비추고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의 빛과 새벽노을의 빛 사이에 별이 못처럼 꽝꽝 박히고 새파란 초승달이 돋아난 가장 어려운 각도로 서 있습니다

휘청하는 순간처럼 달빛이 검은 천막을 찢고 있었습니다

별이 못이라면 길이를 잴 수 없이 긴 못, 누구의 가슴에도 깊이를 알 수 없이 깊은 못입니다

오늘 밤하늘은 밤바다처럼 빛을 내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꿈이 아니라면 이제부터 진짜 악몽이라는 듯이 동쪽에서 번지는 새벽노을이 얼룩을 일그러뜨리며 뒤척입니다, 어디에 닿아도

빛을 비추며 아이를 찾아야 했습니다

서로서로 빛을 비추며 죽은 아이를 찾아야 했습니다

어디서 날이 밝아온다고 아무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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