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공모전 당선작

        (관리자 전용)

 ☞ 舊. 공모전 당선작

 

주요 언론이나 중견문예지의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6-01-04 12:2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644  
가족

 

정신희

 

공손하게 마주 앉아
서로를 향해 규칙적으로 다가갔다

 

흑백으로 갈라지는 길들이 뒤섞이더니
우리 사이는 점점 간격이 사라졌다

 

기도했기 때문이 아니라
비가 올 때까지
기도했다는 것

 

그가 먼저 돌을 놓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끝까지 돌을 움켜쥐고 있었다

 

입 안에선 쉬지 않고
돌들이 달그락거렸다

 

우리는 마주 보고 있었지만
서로에게 위험했다

 

돌을 던지고
끝까지 서로를 모른 체하고 싶었다

길이 팽창하고
수거함엔 깨어진 얼굴이 가득하고  

우리는 맹목적으로 달려갔다

한번 시작한 길은 멈출 줄 몰랐다

 

 

심사평

깔끔한 표현으로 서정적 구체성·투명성 살려


  이번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많은 분이 응모해주셨다. 심사위원들은 본심에 부쳐진 작품들을 함께 읽어가면서, 일부 작품이 만만찮은 시간을 축적한 결과라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대상을 좀 더 일상 쪽으로 구체화하여 우리 주위의 타자들을 애정 깊게 응시한 결실도 많았고, 스스로의 경험적 구체성에 정성을 쏟은 사례도 많았음을 깊이 기억한다. 이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함께 주목한 이들은 모두 세 분이었다. 이혜리, 최혜성, 정신희씨가 그분들인데, 오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은 정신희씨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혜리씨의 작품들은 감각적 장면들을 상상적으로 모자이크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충격과 반응으로 연쇄해 가는 감각 운동이 진정성과 독자성과 연관성을 두루 지니고 있었다. 최혜성씨의 시편은 특별히 ‘미동’이 끝까지 경합하였는데, 매우 밀도 높은 관찰과 표현이 특장으로 거론되었다.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소묘의 집중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결국 정신희씨의 ‘가족’을 당선작으로 정했다. 전언의 구체성과 깔끔한 표현, 그리고 착상과 비유의 과정이 안정된 역량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이 시편은 규칙적으로 서로를 향해 다가가면서도, 맹목과 위험을 동시에 지닌 관계로 ‘가족’을 파악한다. 물론 이러한 파악이 정신희씨만의 개성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당선작은 그러한 파악을 ‘그가 먼저 돌을 놓기를 기다리는 동안/나는 끝까지 돌을 움켜쥐고 있었다’는 표현에서 보이는 긴장과 예각적 균열을 통해 보여주고, 나아가 ‘길’의 뒤섞임, 팽창, 멈출 줄 모르는 질주의 형상과 그것을 어울리게 하면서 서정적 구체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살려주는 데 성공하였다. 이 점 여러모로 신뢰를 주기에 족했다. (정호승, 유승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2 2017년 <시현실>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11-10 294
81 2017년<중앙일보> 신인문학상 당선작 관리자 10-19 469
80 2017년 <창작과비평>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10-19 490
79 2017년 <시로여는세상> 하반기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10-19 315
78 2017년 <시인동네> 하반기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10-19 258
77 2017년〈문학동네〉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10-19 355
76 제2회 정남진 신인 시문학상 당선작 관리자 08-17 630
75 2017년 <문학들>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8-08 646
74 2017년 <시인동네>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21 1022
73 2017년 <현대시>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21 963
72 2017년 <애지> 봄호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21 649
71 2017년 <포엠포엠>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21 584
70 2017년 <현대문학>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21 750
69 2017년 <문학과사회>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21 803
68 2017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3-24 1039
67 2016년 문학선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1-09 1490
66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6) 관리자 01-03 2595
65 201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1) 관리자 01-03 1684
64 201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3 1549
63 2017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3 1228
62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3 1202
61 201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3 1159
60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1306
59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1365
58 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1142
57 201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1313
56 201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1238
55 2017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1135
54 머니투데이뉴스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2 984
53 2016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관리자 10-07 2113
52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10-07 1862
51 2016년 <시와세계>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7-07 2256
50 2016년 <현대문학>신인추천 당선작 관리자 06-23 2617
49 2016년<문학과사회>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6-11 2296
48 2016년 <현대시학>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5-18 2556
47 2016년 <시로여는세상>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5-18 1894
46 2016년 <문예중앙>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5-18 2421
45 2016년 상반기 <시와 반시>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4-05 2249
44 2016년 봄 <시인동네> 신인문학상 당선작 관리자 04-05 2308
43 제4회 <문예바다> 신인상 당선작 관리자 04-05 1928
42 2016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4280
41 2016년 <세계일보 >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983
40 2016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4284
39 2016년 <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813
38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645
37 201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414
36 2016년 <한국일보>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597
35 2016년 <국제신문>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393
34 201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관리자 01-04 2497
33 제1회 전봉건문학상 수상작 관리자 11-19 2670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