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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 舊. 공모전 당선작

 

주요 언론이나 중견문예지의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7-01-03 14:59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435  

2017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애인

 

   유수연

 

 

 

애인은 여당을 찍고 왔고 나는 야당을 찍었다

 

서로의 이해는 아귀가 맞지 않았으므로 나는 왼손으로 문을 열고 너는 오른손으로 문을 닫는다

 

손을 잡으면 옮겨오는 불편을 참으며 나는 등을 돌리고 자고 너는 벽을 보며 자기를 원했다

 

악몽을 꾸다 침대에서 깨어나면 나는 생각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애인을 바라보며 우리의 꿈이 다르다는 것을

 

나는 수많은 악몽 중 하나였지만 금방 잊혀졌다

 

벽마다 액자가 걸렸던 흔적들이 피부병처럼 번진다 벽마다 뽑지 않은 굽은 못들이 벽을 견디고 있다

 

더는 넘길 게 없는 달력을 바라보며 너는 평화, 말하고 나는 자유, 말한다

 

우리의 입에는 답이 없다 우리는 안과 밖

 

벽을 넘어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나를 견디고 너는 너를 견딘다

 

어둠과 한낮 속에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티브이를 끄지 않았으므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심사평] '무엇이 우리 삶의 진실인가' 질문을 던지다

              문정희(시인), 정호승(시인)

 

 

   오늘날 한국 시의 큰 병폐 중 하나로 소통의 결핍과 부재를 들 수 있다. 시를 쓴 사람과 시를 읽는 사람이 서로 소통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실적 삶과 동떨어진 비구체성, 환상과 몽상의 방법으로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언어적 태도, 개인의 자폐적 내면세계에 대한 지나친 산문적 천착 등으로 규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이러한 시들을 제외하고 시적 형성력의 구체성이 높은 작품을 우선하기로 먼저 논의했다.

   본심에 오른 15명의 작품 중 최종적으로 거론된 작품은 곽문영의 ‘마법사 K’, 이광청의 ‘초콜릿’, 이은총의 ‘야간비행’, 노경재의 ‘캐치볼’, 신성률의 ‘신제품’, 유수연의 ‘애인’ 등이었다. 이 중에서 ‘신제품’과 ‘애인’을 두고 장시간 고심했다. ‘신제품’은 구멍가게를 하며 늙어가는 한 내외의 삶을 신제품에 빗댄 시다. 옛것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하고 있는 시로, 발상은 신선하나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한 산문적 안정감이 오히려 시적 형성력과 신선미를 잃고 있다고 판단했다.

   ‘애인’은 시대적 삶의 투시력이 엿보이는 시다. 오늘의 정치 현실을 통해 무엇이 우리 삶의 진실인가 질문을 던지는 시다. 그러나 단순히 정치 현실을 바탕으로 세태를 풍자한 시라기보다는 인간관계로 이루어지는 총체적인 삶의 진실을 추구한 시다. 여와 야, 적과 동지, 승자와 패자로 나뉘어 서로 적대하는 관계가 오늘의 정치 현실적 관계라면, 이 시는 “나는 나를 견디고 너는 너를 견딘다”와 “더는 넘길 게 없는 달력을 바라보며 너는 평화, 말하고 나는 자유, 말한다”에서 알 수 있듯 인내를 통한 평화와 자유의 관계가 현실적 삶의 진정한 원동력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애인은 여당을 찍고 왔고 나는 야당을 찍었다”에서도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지만 실은 그 가치의 공존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오늘 우리의 삶을 애인 관계의 공생성에서 찾아내 부정을 긍정으로 전환하는 데에 성공한 이 시를 통해 내일 우리의 삶은 분명 사랑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명주5000 17-01-05 15:27
 
한 사람이 두 개의 신춘문예 심사를 동시에 할 수도 있는 것인가요?
아니, 해도 되는 것인가요??
童心初 박찬일 17-01-14 04:25
 
다른 시라면 각각에 응모해도 되지만 같은 시로 응모하여 당선되면 취소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명주5000 17-03-11 16:05
 
제가 말한 것은 응모하는 예비 시인들이 아니라
그 시를 평가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춘문예입니다. 새롭고 참신한 인재를 발굴하는,
그러면 최소한 두 개의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을 때
이것은 아닌 것 같구나.. 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다양성”을 말하고 싶습니다
솔직히 여기 매년 올라오는 시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제목만 봐도 어떤 시인지 알 것 같더군요
그 시가 그 시 아니던가요?
童心初 박찬일 17-07-07 01:26
 
다양성이라..천편일률이다란 말씀 이로군요.
그거야 그리거나 깍거나 낯선 드러내기로 형상화할 때 이야기겠지요.제가 알고 있는 한가지 방법을 말씀 드리자면
시인은 시안을 뜨는 과정에서 한가지 소재를  다섯방향으로 깊게 관찰하고 ,생각의 가닥이 정리되면 사물과 닮은 삶의 속성과 사물 자체의 속성을 결합하여 깍던지 그려나가지요. 시의 몽환적이고 서정적 느낌은 여기서 발생되지만 어휘력이 모자라 구태한 표현을 쓴다면 시는 망쳐지겠지요.다양한 방법으로 사과 껍질을 얇게 얇게 저며 깍는 언어의 기술.
좋은 시 많이 읽고 그런 시들의 구조를 몸에 배도록 익히고 ...뭐 한 3년 정도는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다른 방법으로는 중견시인이 조언해 주신 말인데 좋은 시 3000편을 줄줄 외우거나 그 분들 시집 한 권을 가져다 동의어 유사어 반어를 섞어 그 시를 개작해 나가는 것.그래서 한권 시집을 뒤집어 쓸 수 있다면 언어능력은 시 쓰는데 부족함이 없게 된다고 하더군요.
명주5000 17-07-09 13:01
 
제가 말한 “다양성”은 여기에 올라오는 시들과는 다른 시, 예를 들자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에 “돌” 같은 시를 말한 것이었습니다

시는 “시어”나 “정서”로 쓰는 것이 아니라 “사상”으로 써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 대부분에 시들이 영어로 번역이 잘 안 되는 이유이며
이 나라에서 노벨 문학상이 절대 나올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어에 갇히고 정서에 갇힌 한국의 시 3000편이 아니라 3만 편을 외운다 해도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 시가 그 시인 것을,

참고로 시 쓴 지 5년째인데 하루도 안 빠지고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시
“돌”과 “기억이 나를 본다”를 수십 번씩 읽는데도 그가 쓴 시들에
꼬리도 못 따라가겠더군요
童心初 박찬일 17-07-28 00:45
 
님이 본  두 편의 시를 잠시 읽어 보았는데 심리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군요.
손끝의 감각보다 훌륭한 도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도에 타고르가 있듯 우리에게는 정지용의 향수와 박목월의 나그네와 조지훈의 승무와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가 있습니다. 윤동주의 별헤는 밤도 있고요.정형화된 율과 내면의 서정을 한땀 한땀 깍은 것들은 거의 조각에 가깝다 봅니다. 특히 정지용의 향수는 지난 기억과 작가의 향수를 옛 도구들의 이름과 절묘한 표현을 섞어 참으로 그리운 그림을 그렸다 봅니다.친일행위로 비난 받지만 서정주의 국화옆에서는 시간을 깍은 솜씨가 참으로 놀랍지요. 국화 속에 숨은 4계의 시간을 깍아낸 솜씨가 일품이지요. 이육사의 청포도 속에 천년의 전설을 푸르름 속에 꽂은 솜씨는요.
요즘의 시들이 많이 기능화 되어 걱정이지만 그래도 정작 좋은 시는 여전히 서정에 깊은 뿌리를 두고 시간을 깍고 복합적 시간을 그려낸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시가 근본적으로 모국어의 아름다움으로 씌여진 그 나라 국민의 서정이라 읽는다면, 공부할 망정 서구에 깊이 침착하여 아류를 그려낸다면 이 또한 문학적 사대주의에 대한 종속으로 볼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빼어난 우리의 것이 세계로 통할 수 있는 과정에서 외국의 것이 철저히 분해되고 융용되어 우리의 시에 한 점 색깔이 되어 나타난다면 그 또한 기쁜 일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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