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문학 강좌

(관리자 전용)

☞ 舊. 문학강좌

 
작성일 : 16-02-15 09:1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13  

시를 쉽게 쓰는 요령 - 김영남

 

7. 엉뚱하게 제목 붙이는 법

 

이전 창작강의 및 감상평(6)과 관련하여 효과적인 제목 붙이는 법중 세 번째인 "엉뚱하게 붙이는 방법"에 관하여 여러 군데에서 전화가 와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여겨 보충합니다.

 

엉뚱하게 제목 붙이는 법은 전통적인 방법보다 그 수준과 기교가 한결 세련을 요하는 방법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걸 잘 못 붙이면 시가 난해해져 무엇을 썼는지 독자가 잘 모르게 됩니다. 가끔 시 전문잡지에도 본문과 관련지어 전혀 이해가 안가는 이상한 제목의 시를 종종 볼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이런 경우에 이에 해당할 겁니다. 그러나 제목을 제대로 찾아 붙이면 매우 뛰어난 시로 금세 둔갑하게 됩니다.

 

* 시의 제목과 본문이 은유관계로 형성되어야 한다.

 

그 원리는 이렇습니다. 시의 제목과 본문이 기본적으로 메타포, 즉 은유관계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시의 제목과 본문이 참신한 은유관계가 형성될 때 그 시는 그만큼 참신한 시로 거듭 태어나게 됩니다. 이때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첫 번째는 "A B이다"라는 은유관계가 있는 문장을 가져와 A를 제목으로 올리고 B에 해당하는 내용을 창조해 시를 만드는 방법이고

 

* 두번째는 B에 해당하는 것을 먼저 써놓은 다음, 나중에 A에 해당하는 제목을 발견해 시를 만드는 방법입니.

 

이중 첫 번째는 상당한 수준을 요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가 쉽게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지난 강좌 때 이 방법을 소개한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번 예로 든 시를 다시 읽고 난 다음에 설명하겠습니다.

 

* 사춘기 / 강순 ( 위 작품 참조)

 

위 시는 제목과 본문이 은유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춘기'는 물살 빠른 '여울'이다 라는 훌륭한 메타포가 들어있는 시인 것입니다.

 

* 위에서 언급한 방법을 설명한다면 첫 번째 방법은 이렇습니다. 자신이 "사춘기는 물살 빠른 여울이다"라는 메타포가 눈에 번쩍 띄는 문장을 발견하고 이걸 갖다놓고 제목을 <사춘기>로 올리고 본문에 해당하는 <여울>에 관한 내용만 창조하는 방법입니다. 즉 사춘기를 특징 지을 수 있는 물살 빠른 여울만 구체적으로 창조하는 것이죠. 하여 이 방법은 상상력으로 B에 해당하는 내용을 창조해야 하니까 테크닉과 능력이 일정 수준에 달하지 않으면 여간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 두 번째 방법은 눈에 번쩍 띄는 물살 빠른 여울을 묘사해 놓은 다음, 그 내용에 메타포가 잘 조응되는 제목을 찾아 올리는 방법입니다. 위시의 작자는 아마 자신의 기억 속에서 인상깊은 여울을 먼저 상상으로 묘사한 다음에 그에 잘 조응하는 제목인 '사춘기'를 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위 시는 제목을 굳이 '사춘기'로 하지 않더라도 물살 빠른 여울에 조응하는 제목이면 다 성립합니다. 즉 제목을 '나의 대학시절' '80년대' '고교시절' '어린 시절' '신혼기' 등 과도기적 상황의 제목이면 다 잘 어울려 시로 훌륭하게 성립합니다.

 

하여, 엉뚱하게 제목 붙이는 방법 중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두 번째 방법이 첫 번째 방법보다 좋은 시를 더 쉽게 많이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퇴고 과정 중에 버리기 아까운 대목을 따로 떼어내어 보강한 다음 이 방법을 한번 활용해 보세요. 의외로 좋은 시를 아주 쉽게 건질 수 있을 겁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25 당신이 모르는,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시인 윤동주 이야기 (1) 관리자 04-05 1612
224 요절 시인 기형도(1960~1989) - 금은돌 관리자 03-28 1443
223 '문학'과 '연애' - 김행숙 관리자 03-25 1452
222 시를 잘 쓰는 16가지 방법 - 송수권 (1) 관리자 03-24 2036
221 시는 어디서 오는가? - 장옥관 (1) 관리자 03-23 1417
220 우리는 왜 시를 사랑하는가 - 정호승 (1) 관리자 03-22 1535
219 시 창작의 비법은 없다 - 조태일 관리자 03-21 1450
218 상징과 기호학 / 침입과 항쟁 - 변의수 관리자 03-18 1160
217 비평과 해석학적 중독 - 변의수 관리자 03-17 1016
216 내게 시는 너무 써 - 서효인 관리자 03-16 1272
215 詩는 감정의 소산이다 - 장옥관 관리자 03-15 1190
214 시와 공동체 - 나희덕 관리자 03-14 1200
213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장석남 관리자 03-10 1193
212 시인 김수영 - 장석주 관리자 03-09 1217
211 언어를 창조하는 은유 - 강희안 관리자 03-08 1291
210 시의 토대 - 이수명 관리자 03-07 1255
209 詩와 '아바타(Avata)' - 김백겸 관리자 03-04 1181
208 너이면서도 그인 나 - 이은봉 관리자 03-03 1176
207 참된 나 ; 없는 나 - 이은봉 관리자 03-02 1107
206 시 속에서의 나, 가공된 자아 - 이은봉 관리자 02-29 1186
205 언어, 나, 자아발견 - 이은봉 관리자 02-26 1248
204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마종기 관리자 02-25 1186
203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김명인 (1) 관리자 02-24 1180
202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 천양희 (1) 관리자 02-23 1515
201 침묵하는 연인의 홍조와 열망 - 김백겸 관리자 02-22 1185
200 시, 존재로서의 진리체 - 윤의섭 (1) 관리자 02-19 1284
199 퇴고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 김영남 관리자 02-18 1440
198 시어 선택 시 고려해야 할 두 가지 - 김영남 관리자 02-17 1444
197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시적 표현 얻는 방식 두 가지 - 김영남 관리자 02-16 1607
196 엉뚱하게 제목 붙이는 법 - 김영남 관리자 02-15 1414
195 제목을 효과적으로 잘 붙이는 요령 - 김영남 관리자 02-12 1445
194 시를 쉽게 잘 쓰려면 2중 구조에 눈을 떠라 - 김영남 관리자 02-11 1880
193 시의 길이는 20행 정도가 적당하다 - 김영남 관리자 02-05 1550
192 초보자의 시 습작 방법 - 김영남 관리자 02-04 1748
191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방법 - 김영남 관리자 02-03 1509
190 상상하는 법을 익혀라 - 김영남 관리자 02-02 1781
189 독자 없는 시대에 '불통'이 미덕인가 - 강인한 관리자 02-01 1400
188 가장 오래된 인생과 그 고통…‘공무도하가’에 대한 한 상상-신형철 관리자 01-29 1409
187 새말, 줄임말, 늙은말 - 김병익 관리자 01-28 1423
186 표절에 관하여 - 황현산 관리자 01-27 1379
185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김 현 관리자 01-26 1409
184 [인문학 속으로] 시인 신경림, 평론가 유종호 관리자 01-21 1451
183 「공무도하記」읽기 : “그대 나를 건너지 마오” - 권영숙 관리자 01-20 1523
182 이 죄악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 황현산 관리자 01-19 1409
181 시와 별 - 서해성 관리자 01-18 1662
180 [에세이 사물 사전] 먹물 - 박후기 관리자 01-15 1496
179 해탈을 위한 해체론 - 강신주 관리자 01-14 1547
178 시의 부활을 위하여 - 이재무 관리자 01-12 1743
177 네루다, 사랑과 혁명의 이중주 - 유성호 관리자 01-11 1473
176 고정희, 그가 남긴 여백 - 박혜란 관리자 01-08 1814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