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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7 20:13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493  

꼴뚜기 앤솔로지 / 안희선


바다도 내 먹물 앞에서
그 푸른 빛을 잃었다는 거지

어물전아 !

그러니, 제발 꼴뚜기 망신 좀
시키지 말아다오

환화(換化)의 괄호 안에
아무리 나를 가두어도
물고기가 될 수 없는
나인 것을

어디까지나, 나 잘난 맛에
살았다는데

죽은 후에도
불린(不鱗)의 반질한
이 몸뚱아리 하나로,
어물전을 호령하겠다는데




* 앤솔로지 anthology

꼴뚜기가 내지르는 소리 끝에서
어물전의 쓰러진 생선들이 모두 일어서서
다시 몸 부딪는 소리의 반사.

시퍼렇게 죽은 살들이
살아 생전의 푸른 바다를 회상한들,
꼴뚜기가 생선 되는 일은 없을 거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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