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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7 22:52
 글쓴이 : 白民 이학주
조회 : 691  

 

 

 

 빗자루

 

         民  이 학 주

 

시골 장터 만물상 좌판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깜박 잠이 들었을 때

당신은 나를 사 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담한 양옥집 거실 한쪽 구석에

먼저 온 쓰레받기와 짝이되어

그냥저냥 지낼만한 신방을 차렸습니다.

 

일감이 별로 없는 일상생활의

권태를 느끼며

 

하루해가 지고 다시 아침이 밝아오면

주인마님은 늦잠 든 나를 깨우고

내 허리 비스듬히 잡고

주어진 의무를 쓸어내고 있습니다.

 

 

거실 안방 건넌방 도련님 공부방

쓰레기 먼지 구석구석 쓸어내는

힘겨운 노동이 끝났을 때

 

비로소 나는 나의 낡은 위치에 돌아와

오늘도 무사한 하루를 기도 드립니다.

 

학교에서 도련님이 성적표를 들고

돌아온 날이면

 

영락없이 나는 성난 안주인의

고문 도구가 되어

도련님의 어깨며 잔등이며

허리를 두들겨 패는

망나니의 칼춤처럼 살기도 했습니다.

 

비록 찰라의 해프닝이었지만

도련님은 울었고

나도 엄청난 고통의 마음 부스러기를

쓸어 담아야 했습니다.

 

아! 이것이 타고난 나의 운명이구나

탄식 하면서

 

체념하는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2. 04. 25.

 

 

                                        

 

 

 

 

 


호월 안행덕 17-04-18 16:26
 
그랬지요
예전에 엄마 성나면 빗자루가 얼씨구나 좋아했지요......ㅎㅎ
장 진순 17-05-02 08:20
 
좋은시 잘 보고 많이, 배우고갑니다
좋은 봄 맞으시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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