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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8 10:10
 글쓴이 : 김종제
조회 : 69  

꽃쌈밥

 

-구석기김종제




꽃 떨어진다는 소식에
봄 천지에 놀러간다
배 고파 지기 전에 꽃 싸서
한 입 먹어봐야 겠다고
당신한테 놀러간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젖가슴 밥에
깨소금과 참기름 같은 입술로
한 큰술 넣고
섬섬옥수 실파 썬 것을 넣고
따뜻한 손의 주걱으로 버무린 다음
가슴의 면보를 덮고 한 김 식힌다
장미꽃, 국화꽃, 난꽃은
열 오른 홍조의 빰이어서
한 장씩 떼어 물에 깨끗이 닦아
물기를 없앤다
나는 두 팔로 당신을 감싸 안으려고
김을 비벼 잡티를 없애고
앞뒤로 살짝 구워서 알맞게 자른다
달걀은 곱게 풀어 알끈을 제거한 뒤
얇게 지단을 부쳐서 식으면 자른다
밥을 한 주먹씩 손바닥에 얹어서
동그랗게 기둥을 만들어
김이나 달걀을 띠로 두르고
꽃잎을 얹는다
고추냉이에 물엿을 섞은 장 만들어
상 차려놓은 봄나들이 간다
꽃쌈밥 도시락 먹으러 간다
나,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봄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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