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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0 19:21
 글쓴이 : 이원문
조회 : 686  

   허기의 노을

                         ㅡ 이 원 문 ㅡ

 

훤히 밝은 보릿고개의 아침

시절의 가르침은 너무 가혹하기만 했다

그 부족함 배우기를 그렇게 힘들어야 했나

날 밝기가 무서웠던 날에 굶은 아침

점심은 누런 양은 변또(도시락)에 꽁보리밥이었고

반찬은 곰삮은 새우젓이었다

학교 급식 강냉이 죽 그 강냉이 죽이

나의 차례까지 올까 왔어도 친구들에게 빼앗겨 못 먹었고

선생님 구박에 견딜 수가 없었다

누더기에 공부 못한 죄일까 허기에 맞는

굵은 회초리가 원망스러웠고

회초리가 없으면 선생님 슬리퍼 그리고 그 물컵

슬리퍼로 따귀에 머리까지 물컵으로 찍혀가며 안 맞은 곳이 없고

맞다보면 하늘이 아니라 앞이 노랗게 보였다

아이들의 없음 여김도 그 한몫을 하였다

집으로 오는 길 이웃 집 오이 따먹고 가지 따먹은 죄

가슴에 넣은 이 죄를 어떻게 씻을까

지금도 못 씻을 죄 가슴에 안고

노을진 보릿고개 넘어 그 언덕에 앉아

조용히 그날을 눈물로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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