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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1 21:41
 글쓴이 : 강효수
조회 : 568  

라일락 블라썸/강효수

 

 

어쩌다 내 삶이
작은 공간을 허락해 준다면
처음 사랑을 시작한 라일락으로
고작 혼자 숨을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들어야지
그 몽환의 향기 속에
태풍에 쓰러진 나무로 만든 작은 의자와
소주 한 병 시집 한 권 놓을 수 있는
탁자를 놓아야지
밤이면
향기에 미친 별들이 쏟아져 내리도록
그리운 얼굴만큼
하늘 창을 열어 놓아야지
별에 찔려
백혈이 낭자한 밤을 사르다
아침이면
연보라 꽃물 든 시집에 얼굴을 묻고
처참하게 죽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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