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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11 13:23
 글쓴이 : 유상옥
조회 : 799  

꽃잎에 죽고 싶어라/유상옥


십자가 위에서라면 

어린 노루가 골짜기를 열고 

풀잎에 뺨을 대기 전

꽃잎에 죽고 싶어라

 

산나리 귓가에 

방울새 메아리 스치기 전 

십자가 울림이라면

흔들리는 꽃잎에 죽고 싶어라


살아서 견디지 못한 

한 잎 상처에

바람이 밟고 산울림 

진동한다면 꽃잎 하나 

지기 전에 죽고 싶어라


태양은 여전히 뜨거운 손길을

잊지 않고

하늘은 낯빛을 변치 않는데

개울가 꽃잎이 떨어진다

천 리 물길 따라 떠나는

여름 꽃잎이여


죄지은 적 없어도

죄인처럼 입술이 변하고

눈빛 바래진 꽃잎이여

저 십자가에 버려진 영혼이

고개를 숙인다

바람 한 점 없는데 

꽃잎에 죽고 싶어라


유상옥 17-08-11 13:29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자주 들르지 못해 죄송합니다.
무더위에 모든 문우님들의 건안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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