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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13 12:25
 글쓴이 : 책벌레09
조회 : 199  

  묵은지 칼국수


  정민기



  오랜만에 칼국수가 당겨서
  칼국수 면을 하나 사 온다
  개집에 웅크리고 있는 개처럼
  냉장고에 있는 묵은지 통을 꺼내
  묵은지를 썰어 넣고 끓인다
  소금은 묵은지 때문에 되었다 싶어서
  설탕만 적당하게 넣는다
  물컹물컹한 비구름으로 반죽했는지
  입안 가득 쫄깃함이 느껴진다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 하는데
  그릇 속에서 칼국수 면발이
  내 입속으로, 내 입속으로
  비처럼 주룩주룩 올라온다
  한 그릇으로는 양이 덜 차는 것 같아
  두 그릇을 먹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칼칼한 국물 덕분에 깔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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