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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18 16:46
 글쓴이 : 이장희
조회 : 499  

                - 기회 -

                                   이장희

 

설거지를 하다가 유리컵을 놓쳤다

미끄러지면서라도 탈출을 하고 싶었던 건가

기회는 많았을 텐데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렸나 보다

세제를 흠뻑 뒤집어쓰고 기다렸단 듯이

씻기는 척 하더니 바로 그때

유리컵은 손가락을 벗어나 바닥으로 추락한다

좀 더 완벽하게 깨져 버리고 싶은 거다

물과 권태기를 느낄 만큼 싫었던 건가

몸 한군데가 부서져 버림받는 게 불안했을 거야

플라스틱 컵을 부러워했는지도 몰라

언제 산산조각이 날지 초조했을 표정

얼마나 가슴조이며 살아왔을까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줬어야 했을

깨지면 끝장난다는 걸 본능으로 알았을 거야

손에서 미끄러질 때 알아봤어

이것 좀 봐 몸을 있는 대로 바닥에 던지는 것을

폭탄 파편처럼 사방으로 몸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

이젠 자유를 가지게 됐다는 것이 찬란했어

순간 날갯짓이 슬퍼 보이는 순간이었어

유리컵의 파편을 읽어버리며 멍하니

 

 

 


라라리베 17-05-19 08:31
 
일상의 순간포착
많은 관심이 필요함을 예리하게 집어 내셨군요
무심함에 상처 받는 것 들에 대한 교훈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장희 시인님
늘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이장희 17-05-19 16:54
 
살아가면서 몇 번 기회가 올까요.
저는 기회를 몇 번 놓치고 나니 힘이 빠지네요.
저에게 아직 기회가 남았다면 반듯이 꼭 붙들겠습니다.
유리컵은 단 한 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산산 조각이 난걸 보면
유리컵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였을지도 모릅니다.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날씨가 많이 덥네요,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라라리베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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