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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19 10:06
 글쓴이 : 이포
조회 : 600  

남정네수난시대

 

이영균

 

 

시집살이보다 더 맵다는 아내의 갱년기에 역풍을 당한다

영하 -15℃인데도 17층 베란다 창문이 열려 시베리아다

실온을 22℃까지 끌어올리려면 보일러는

또 두 시간쯤 더 돌 것이고

팽팽 돌아가는 가스계량기 덕에

나의 혈압은 140까지 치솟을 것이다

그 덕에 그 겨울 견뎌내느라 패딩을 두 벌이나 구매했지만

외식 때 갈비탕을 먹으면 냉면을 먹거나

냉면을 먹으러 가면 갈비탕을 먹는 통에 시련이 극심하다

모두 뜨거운 커피를 주문할 때도 냉커피를 시켰고

한여름에는 춥다고 문을 꼭꼭 닫아놓은 채 에어컨을 끄기도 하고

이가 시리다고 찬물 대신 더운물을 마셨다

그래도 식구들 누구도 불평하는 이 없었다

젊어서 30년을 청개구리로 살면서 아내를 골탕 먹인 죄로

3년간 그 역풍 견뎌내야 했다

그 모습이 딱해서일까? 아내는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해주었다

제 체온에 적합한 까닭에

모두에겐 이열치열을 강조하면서

 

그런데도 아내가 고마운 걸 보면

내 사랑의 콩꺼풀 여간 두꺼운 게 아닌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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