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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12 11:06
 글쓴이 : 이영균
조회 : 129  

바람

 

이영균

 

 

숲의 바람이 제 모습을 찾으려고 스산하게

이 나무 저 나무 입어보고 있다

작가가 예술성을 알 수 없는 조형물에

완성을 위해 이 것 저 것

새 형상을 덧입혀 보이듯이

제 몸에 나무를 입혀 보고 있다

 

한 숲에 오래 머물러있어

제 모습이 나무려니 생각하는 바람

좀 더 거센 바람이 되면 그 숲을 벗어나

좀 더 나은 저를 찾아서 다닐 것이다

들도 되고 산도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무수한 모습을 갔게 될 것이다

 

그렇게 겉도 속도 바뀌어 갈 것이다

새로운 것에 깃들기도 하고

또 벗어 버리기도 하면서

쉴 새 없이 생도 변해 갈 것이다

때론 들판 같은 미풍으로

때론 산 같은 폭풍으로

 

누구든 생을 다 살아본 후에는

못내 미련만 가득하듯이

종잡을 수 없이 변해온 제 모습에

가슴 쥐어뜯으며 괴로워할 것이다

도처에 미련 가득한 후에야

숲으로 돌아갈 것이다

 

한 생을 온전한 제 옷 한 벌 없이

제 몸 머물 집 한 체 없이

살았다는 것을 안 후에야 숲으로 돌아오면

그 나지막한 나무가 그 고즈넉한 숯이

제 옷이고 제 집임을 알아 그때야

저렇게 푸르게 평온할 것이다

 


고나plm 17-08-13 18:47
 
쉽지 않은 소재를 숲과 나무를 통해 채굴하셨군요
언제나 탁 트인 소재는 관통하는 부소재가 필요한 법,
시인님은 잘 찾아 갈무리하였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영균 17-08-14 08:41
 
네! 감사합니다.
우리의 미래는 늘 불투명하지요. 마치 눈에 모이지 않는 바람 처럼 요.
하지만 한 시도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내고 있지요.
곤경에 빠지고 자빠질지라도 요.
그래도 좋은 날을 위해 끝까지 살아내야 하지요.
폭풍 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의 결말
고요한 미풍이 되니까 말입니다.
오늘도 고운 날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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