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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13 22:59
 글쓴이 : 공잘
조회 :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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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에서 먹는 시계 맛

공잘



종아리에서 길이 빠져나갔다
무엇으로 숨에 천국을 때려 박아넣었더라?

지금 내 사탕 봉지 안엔 저 혼자 도는 시계들로 가득해서
좁은 길일수록 희미해지면서
저 간판들은 무덤 쪽으로만 맥이 뛰는 것이다

웃지 못하는 연필로 햇살! 하고 썼다
관 속에 내 책을 넣어본다
그루터기에 뜨거운 물고기가 열리는 삽화
불을 열고 들어오는 나의 독자 때문에 내 묘혈은 소란스럽다

책들이 마른 강을 향해 장정을 흔드네 나의 독자가 기린을 뱉으며 말했다
목차가 지난 계절의 국화처럼 없는 향기를 그러모은다
좁은 만큼 기다랗게 비어 있는 약속
금종이가 활자들을 살해하는 각운으로 꽃말*이 마른 강을 뒤진다
이런 물새에 잉크를 그으면 불이 튈 것 같군
그런 내재율 혹은 타율로
네 번째, 겉장을 넘겼다 원조고향순대국
하회탈 뒤에서 비닐우산 냄새가 났다
이 세 번째 서평에 담아둔 문체가 화르르 먼지처럼 피어올랐다

뚜껑을 닫지 못한 얼음 테이블이 떼를 지어 분위기를 점령한다
흰 연탄재만 남은 눈사람
휘발유처럼
복사한 자신을 주방과 홀과 계산대에 콸콸 뿌려대며 맞선다
틈마다 하늘이 드나드는 표정 안
새를 놓친 흔적이
오색실 두른 마른 북어 입속에 얼룩덜룩한 가화만사성
을, 질끈 물고 있다
저자의 말씨가 수은주처럼 구십 도까지 떨어졌다 하회탈도 조금 더 커졌다
그러고 보니 하회탈은 웃지 못하는 연필을 결코 놓지 않는 방식
혹은 밥통에서 비닐우산이 맛있게 익어갈 때 나는 소리
그와 나를 자꾸 혼동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재활 병원에서 사용하는 독특한 두 박자 걸음새가 이따금씩 얼음 테이블에 부딪치길래 저자께서 장애가 계신가? 생각했었다
문체 곁으로 성큼 다가가서 보았다 그는 꽃받침을 떨군 것이 아니라
빌려 쓰는 금종이 위엔 뻘 같은 노을이 두껍게 깔려 있어서 바닥에서 자신의 꽃말을
외로운 방식으로 구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엔 흰 연탄재 구멍 속을 지키던 잔설이 능숙한 벌목꾼처럼 노을을 모두 베어버려서 주방에서 술렁술렁 넘어오는 푸른 김을 보자기에 잔뜩 싸가지고 왔다
하회탈 안에 가지런히 쌓아놓은 노을 장작을 바라본다 순대국과 소주 맛이 달큼 쌉싸래하다 그럴수록
나의 독자는 물을 열고 들어와 좁은 길에 던져버린 시계에 숨을 채우지 않겠다고 한다
이를테면 종이 위를 뒤덮은 눈부신 기형에 까무러치는 활자들을 데리고 천국을 찾아갈 수 있겠냐고 되묻는 것이다
관 속에 저자의 꽃말을 넣어본다
그루터기에 속눈썹들이 수북하게 떨어지는 삽화




*국화의 꽃말 중에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쾌활함'이라는 의미를 취함.






                                                       


나탈리웃더 18-01-13 23:23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을 처음에 대했을땐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을 깨닫지 못하던
철없던 시절이었지요
그러나 마음도 양식이 있어야 커갈수 잇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지요
국화의 꽃말 역경에도 꺽이지 않는 쾌활이람 이란 뜻이 있군요
탈탈 털어 정독으로 까지 더 읽어야 할것이 많아서
너무도 행복하실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공잘 18-01-14 16:14
 
독서하는 마음은 살아 남고
독서하지 않는 마음은 죽는 게
자연의 선택 같기도 해요.
감사해요.
공덕수 18-01-14 00:03
 
ㅎ 대단하군요. 술이 취해서 왜 좋은지는 잘 모르겠는데 참 좋군요.
한 백번 쯤 읽으면 저도 한 줄 쯤 흉내 낼 수 있을까요?

저 그림으로 저도 썼는데 불공평이라는 것 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제가 이해 하려면 백년도 더 걸리는 시를 쓰시다니,

두고 두고 읽을 시를 한 편 주셔서 감사합니다. 베리, 아니, 쎄리 감사 합니다.
     
공잘 18-01-14 16:16
 
ㅋ~ 사이다 같다고 할까요.
그런 억양이 여기까지 들리는 듯해요.
전 자꾸 추켜세워주시면
진짜 그런 줄 아는 매우 순진한 사람이에요.
아니, 바본가?^^
휴일, 제가 챙긴 즐거움 하나는 영화.
공덕수 님께서도 하나 꼭 챙기세요.
동피랑 18-01-14 00:14
 
시는 수학 문제가 아니어서 풀겠다고 덤비면 안 되는데 나무를  모르면 그냥 숲이겠지 하면 될 것을.
그렇지 않아도 공잘님이 오시면 눈길에 선명한 무늬가 피겠다 생각했는데 시계 선물까지 선사하시니 참 기쁜 날입니다.
기형의 울창한 숲은 제가 자꾸 걷다 보면 눈이 밝아오겠지요.
그야말로 문운이 열려라 참깨 외쳐드리고 싶은 분.
오징어 배 99척 집어등보다 환하게 마을을 밝힐 줄이야.
     
공잘 18-01-14 16:19
 
역시 느닷없이 뭘 하면 이상한 데, 틀린 데, 안 맞는 데, 어색한 데
등등 허술은 피할 수 없는 잔 같아요.
전 딱딱한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좀 촌스럽다 뭐 그런 느낌이 들지요.
매우 돌려주셔서 활활 타나 봐요. (음.. 차기 마을 회장님 함 하시죠? 딱이신데..)
백 가지 다 감사해요. 즐거운 휴일, 지으세요~
활연 18-01-14 21:09
 
역시나
공잘!님, 낯설고 그
윽하다.
     
공잘 18-01-15 03:39
 
한 방에 해첼 당하는군요ㅋ.
그분 낯에 說이 어디론가 굳세게 가고 있었고
모노드라마가 굳세게 가니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급소를 맞은 듯 윽!하던 생각
안면은 안 보이나 예의는 보이니까
끄트머리 붙잡고 있는 날
시간에 꽁무니 물려가며 올렸더니
쩝~
라면 먹으며 댓글 다는 맛도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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