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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4 16:17
 글쓴이 : 꽃핀그리운섬
조회 : 454  

초밥

 

      꽃핀그리운섬

 

 

 

물고기

와사비

흰쌀밥

 

이것은 초밥의 모양

이것은 우리의 얼굴

 

크기도 얼마 되지도 않는 녀석이

누구에게

누구에게 그렇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건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이 자리에 나왔을까

 

오늘 너를 보려고 한참을 기다렸다

 

의자 대신 접시에 몸을 기댄 너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나와의 기나긴 침묵을 이어갔다 

 

너를 간장에 찍어먹을까 그냥 먹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너는 도대체 지금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내 얼굴이 그렇게 웃기게 생겼으면 그냥 미소라도 지어줘 

 

입이 없는 너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너를 그저 바라만보는데

너의 작은 그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그때 알 수 있었다

 

다시, 내 얼굴이 그렇게 웃기게 생겼나 싶어

너의 뒤에 걸린 거울에 잠시 나의 면상을 들이대본다

 

(

 물고기

 와사비

 흰쌀밥

          )

 

그것은 초밥의 모양

그것은 우리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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