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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7 14:27
 글쓴이 : 초심자
조회 : 167  
노동의 종말



비구름이 드러누운 서편 하늘,
나갈까 망설여지는 아침.

몰려오다 머뭇거리는 빗소리.
날은 훤해진다.
갑갑한 방에 갇혀 몸을 데우는 본능,

날자.

길 건너 산사에 오르는 길섶,
흩뿌린 이밥.
설익은 것, 푹 익은 것 가릴 것 없이
빗물에 쓸려 간다.

날자.

등성이 넘어 옛 골,
개점일에 맞추어
들이닥친 5월 눈물에 쫓겨,
잃어 버린 그 향기는 어디에도 찾을 길 없고.
푸른 잎이 아카시아를 덮친다.

날자.

십리 넘어 북편을 향해
처절한 고통의 날갯짓.
그 향기가 바람에 날려 숨을 내쉰다.

와락, 끌어안고 배고픔의 입맞춤.
어둠이 다가오는 동편.

날자.

돌아가는 길은 시오리.
헤매다, 해매다 지쳐 내려앉은 저만치에,
사양에 길들어
날지 못해, 연명 치료 중인 것들을 위해 입맞춤을 한다.

날자. 어디로?

"사나흘 걸러,
이틀씩 내리는 비에 장사없시유.
요즘 봉산물은 귀해유, '짜가'가 판치는 세상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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