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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4 16:23
 글쓴이 : 피탄
조회 : 97  
<空, 半, 滿> - 피탄

빛이 있으라는 말에 빛은 빚쟁이가 되었다
인간은 그 존재 앞에 항상 악성 채무자였다
빌린 것을 그 앞으로 상환할 도리 없으니
언제나 이자만 갚기에도 빠듯한 덜 된 것들이다

무심해도 흔들림은 덜 차올랐기 때문이다
심연은 존재 안에 어중간하게 차올라
빈 껍데기뿐인 순수를 희롱하며 밀어낸다
때맞춰 관성조차 반목을 조장한다

이 망할 삶이란 모두 미숙아 반푼어치
밀어내지도 잠기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이란
으레 사유의 끄트머리에서 악수를 두게 하는데
돌고 돌아 겨우 온 곳이 처음 발 디딘 곳이라지...

그래도
이도 저도 아니게 된 못난이들에게
무슨 책임 소재를 묻고
흔들린 죄를 물어야 하랴마는
온전히 비우지도 못하고
꽉꽉 채우지도 못하니
그저 했던 바보짓이나 계속해야 하려나

그 목소리는 태고의 무를 닮았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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