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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4 16:56
 글쓴이 : 서피랑
조회 : 133  

 

안녕, 갑순이

 

   

분홍 저고리가 구름 위로 날아갔다

녹색 치마가 너울너울 강 너머로 날아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불렀던

다정한 이름,

우리들의 갑순이가 떠나갔다

 

자신을 부르는 우리들의

시골스러운 입술이 싫다고 했다

갑돌이와 고전적으로 엮이는 것도

이젠 넌더리 난다 했다 더 이상

나를 찾지 말라고

그녀의 사십 년 세월을 둘둘 말아

서류가방에 넣고 떠난 날

라디오에선 애청자 사연이 흘러나왔고

얼굴 없는 갑돌이도 멋쩍은 듯

슬금슬금 사라졌다

 

그녀가 떠난 빈 집엔

낯선 여자가 이사를 왔고 눈부신

정장 옷을 입은 여자를

정점으로

우주가 새롭게 태어나고

위성 같은 우리들의 얼굴빛은 차츰 바뀌어 갔다

 

가끔은, 그러니까 어디선가 문득

풀벌레 소리 들려오는 그런 날에

 

갑순아, 라고 부르면

돌아보던

우리들의 갑순이가 그리워진다

 

그녀도 미처 몰랐던 갑순이의 순한 얼굴이

우리도 미처 몰랐던 갑순이의 들꽃 향기가

 

아아, 모두 훨훨 노래 가사 속으로

떠나가 버린 것이다


서피랑 18-06-14 17:00
 
일전에 올렸던 <안녕, 갑순이> 퇴고작,인데
이미지 이벤트에 염치없이 숟가락 올립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자주 못 들렀네요
운영자님들 수고에 늘 감사드리구요,
문우님들 늘 행복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임기정 18-06-14 20:30
 
헐헐
시 속에서 또 다시 활짝 피었는데
저도 그리워 집니다
아고 이명윤시인 숟가락이 아니라
아애 주걱으로 얹였네요
역시 이시인의 시는 읽을때마다 맛나
갑똘아 그치
갑쑨이가 옵빠 그러면서 열루 몰려오겟는데요

참고 열루.... 여기로
     
서피랑 18-06-15 08:11
 
ㅎㅎ 주걱,
역시 감각이 ^^
제가 젤 못견뎌하는 여름이, 더위가, 몰려오고 있어
좀 우울한데, 형의 에어컨바람에
시원해졌습니다.
건강하시고, 남은 6월 화이팅하십시오~
라라리베 18-06-14 21:43
 
서피랑 시인님 한참 안오셔서 창방이 허전했습니다

갑순이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이름입니다
오래전 갑돌이와 갑순이 연극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애를 갑돌이 안시켜주면  갑순이 안하겠다고
떼부리던 어린아이가 생각이 나네요

시인님의 시를 읽으면서
오래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떠올려 봤습니다
많은 것을 뒤돌아 보게 하는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피랑 시인님^^
     
서피랑 18-06-15 08:14
 
라라리베님, 잘 지내시죠~
한동안 시를 대충대충 써 놓다보니
요즘 한 편씩 들려다 보며
퇴고 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무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고
좋은 시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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