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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1 15:58
 글쓴이 : 라라리베
조회 : 174  

도플갱어

 

 

 

 폭풍을 지나왔어 어둠이 휘몰아치던 들판. 흙탕물이 밀려들었어 태양도 꽃도 별도

순식간에 사라졌어 붉게 물든 언덕 위에 하얀 집. 흐느적거리는 물의 뼈. 땅의 거친

신음. 토해내고 싶은 통증이 밀려왔어 나는 나를 잊었어. 묻고 싶었어 젖는 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잃어버린 감촉과 식어버린 숨결과 빛나지 않는 세상. 딱지로 뒤덮여 단단해진 벽.

찢겨진 잔뼈가 검은 손을 내밀었어 그래그래. 우편함을 뒤적이다 만난 너는 나의 

도플갱어. 희미한 빛이 깜빡였어

 

 사막에서 피어난 것은 붉은 장미. 여우가 짖기 시작했어 울음을 뱉었어 그래그래

너는 기린의 목. 여린 사슴의 눈망울. 얼음장 밑 첫 숨 내민 복수초. 입김이 솟구쳤

어 눈을 맞추고 소리나는 여백을 지웠어.

 

 포개진 입술. 첫 울음처럼 웃었어 뼈를 제자리에 끼우고 팽개쳤던 시계의 초침을

태양으로 맞췄어 머리칼에 나부끼는 째깍째깍 숨소리. 살이 다시 차올랐어 그래그

래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네가 보이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래그래. 나의 슬픈

도플갱어. 이젠 안녕.............

 

 톡톡. 영구히 삭제하시겠습니까 -- 휴지통이 전부 비워졌습니다


잡초인 18-07-11 16:16
 
살며시 씹어내려가는 언어의 달콤함이 일품입니다.어떻게 이렇게 오래도록 씹어냈을까 궁금해집니다. 라라리베님에 시에서 깊은 목소리를 듣고갑니다 즐거운 오후 되에요^^
라라리베 18-07-11 16:23
 
시인님 닉을 대할 때마다
잡초처럼 자신을 낮추면서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시는 시편에
잡초가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과분한 칭찬까지 해주시니
오늘 하루 기분 좋게 마무리 할 것 같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한뉘 18-07-11 16:37
 
잘 지내셨지요?^^
고뇌가 빚어내는 라라리베 시인님의
영혼의 빛깔을 잠시 보았습니다
곧 또 다른 도플갱어와 재회하시기
바랍니다ㅎ
자주 뵈어요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8-07-11 16:54
 
한뉘님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시려나 봅니다
멋진 시편 자주 보여주셔서 창방의 격이
끝도 없이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짙푸른 칠월 이어가세요^^~
추영탑 18-07-11 17:37
 
독일어지요?
자신과 똑 닮은 또 하나의 자기,

현대인의 고뇌는 시각의 차이보다 어쩌면 인식과 관념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닐까?

눈 앞의 다를 나에게 조종되는 나! 미래의 우리를 예견해 주는 듯합니다.

도플갱어 살인 사건, 이라는 소설이 있던가요? 읽지는 못했지만...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라라리베 18-07-11 17:58
 
예전에 잘 기억은 안나는데 도플갱어란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삶이란 수없이 많은 도플갱어를 지워가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지나친 도플갱어를 불러 물어보기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하고 아예 흔적없이 지우개로 싹싹 지우기도 하고
내안의 나와 늘상 싸우고 있지요
늘 건강하십시오 추영탑 시인님^^
힐링 18-07-11 18:25
 
색다른 색채로 담아 놓은 시심은 언제나 새로움을
불어 넣고 있어 혀끝에 와달으면 툭 던지는 향기로움에
젖어들게 합니다.
쌉쓰레한 시의 맛을 오래 오래 응미 하고 싶습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 18-07-11 20:47
 
반갑습니다 힐링시인님
제가 싫증을 좀 잘내서 이리저리 궁리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시인님처럼 사유깊게 진득하니 물고 늘어져야되는데
그래도 새롭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샤프림 18-07-11 21:57
 
요즘에 또 그분이 오셨나요?
줄줄 풀어내는 사유가
그 분의 목소리도 담긴 듯 ㅎ

오늘은 원정을 나오신 듯 합니다
썰렁한 창방으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좋은 시 많이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18-07-11 23:55
 
그분이 안와요ㅎ
좀 있으면 진짜 자유시간이 없어질듯 해서
부지런히 습작해야 하는데 맘대로 안되네요
아무거나 들고 올 수도 없고
샤프림님이 톹통 튀는 시 가지고
자주 오시길요
감사해요 편안한 밤 되세요^^~
임기정 18-07-11 22:18
 
도플갱어 엄마얏
저와 닮은 아고고 끔찍 드레그해서
영구히 삭제하겠슴까 오케바디
라라리베 시인님
오도독 맛있게 읽었습니다
긴장감 있게 읽다 저 씨러지뻔 했습니다
혈압약 가짜인가 확인해 보구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시 읽게 해 주셔서
다시 넙죽
     
라라리베 18-07-11 23:59
 
무서우셨어요? ㅎㅎ
저도 예전에 엄청 무서운 도플갱어 영화 본 기억이 있는데
시인님은 안무서워 하실 줄 알았는데
창방 식구들 든든하게 보호해주셔야 하시니
쓰러지지 마시고 늘 건강하셔야 합니다
임기정 시인님이 맛있게 읽어주셨다니
기쁘고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꿈길따라 18-07-12 07:08
 
스쳐 지나가다 머무는 맘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가
흐미한 기억 사이로 내게
속삭이는 듯 살랑입니다

40년 전 읽었던 내용이라
가물거리고 있지만요...

또한 근래 미국 어딘 선가
폭풍 사이로 휘몰아치는
그런 상상 초월하는 기운
그 속에서 살 사람 살기에

중요한 건 내 안에 갇혀있는
도플갱어 휙 지구상 밖으로
먼지 털듯 털고 등 펴 나르샤!!
     
라라리베 18-07-12 11:19
 
중요한 건 도플갱어가 너무 많아서
털어도 자꾸 생긴답니다
나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어느날의 내가 돌아왔다
미래의 나에게 쫓겨가고
좋은 기억만 가진 도플갱어를 소환해야겠지요
꿈길따라님 깊은 공감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최정신 18-07-12 09:25
 
시의 지평이 날로 만삭입니다
서술의 연결고리가 먹이사슬처럼 무한합니다, 굿 시,
     
라라리베 18-07-12 11:22
 
시인님이 주시는 말씀에는 한마디라도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많은 가르침 항상 잊지않고 있습니다
멋진 모습 늘 간직하시고 건강하세요
우리 창방 모두의 선생님^^~
최경순s 18-07-12 18:19
 
언어를 다루는 솜씨가
공기놀이 하듯 손등에 언어를 올려놓고
이리저리 흔들며  옹기종기 모아 던지니 시어가 활짝 핍니다
시구들은 언어 속에 휘감기네요
언어유희란 이런거구나 하고 감탄하다 넋을 잃었습니다
인공호흡이 필요합니다 ㅎㅎ
부럽습니다 서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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