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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0 14:06
 글쓴이 : 소드
조회 : 57  

 

                         대화04



1  

 

나쁜 기억을 세탁하는 건

알코올뿐이죠

턱으로 가리켰다

8월의 공기방울

철퍼덕 야자 매트 위에 던진다

눈 앞에 자그마한 로맨스를 기대한다

여자에게 세월은 불친절하고

탄식거리는 거울 속에서 걸어나오죠

자기랑은 상관도 없을 텐데

자기는 면도하면서 거울도 안 보데

손가락이 거울은 아닐까요

그래서 뚝하면 거울에 나를 비춰보는 거야

하기사 이쁘기만 하면 무슨 밀가루 반죽이라도 되는 듯

주무르는 그런 짐승들이 있지

짐승이 바케트 빵을 만드니 참 진화된 짐승인가 보죠

결혼이든 사랑이든

몇 번이면 충분할 것 같애 자기는

시적인 감상질로 늙어가겠지만

그래도 계속 걸어가야겠죠

한 번이면 족하다고 해석해도 되는 거야

마음대로 하세요

무슨 말이 그래

텅빈 위장과 그보다 더 빈 기억을 마주할 때가 있겠죠

종종 삐거덕거리는 무릎팍이

지붕 위에 천둥소리보다 먼저

날씨를 예감하기도 하구요

긴 여행을 잘 견뎌준

말없는 등산화를 토닥이며 혼잣말도 하겠죠

지금 시 쓰는 거야 뭐야 완전 신선 흉내내

이슬이나 받아쳐먹고 사는 그 신선말이야

그 신선도 정수기물을 먹을 꺼야

슬슬 화나기 시작하네

턱을 흉기처럼 치켜 올리는 선녀님

지옥이 내 신발 사이즈 만큼 가까이 있나 보군요

아 그러셔

정신과 의사보다는 장의사를 먼저 찾아야 할 것 같기도 하구요

팽 일어서는 여자

저 세상 시민이 되려고 아주 애를 쓰네


2  

뇌의 고통을 고뇌라 하죠

헛소리는 거절이야

그 뇌 주름살을 쭉 펼쳐주는 건 총알 뿐이구요

단어 말들이요 그들이 지나가는 괘도를 문장이라 하죠

무슨 개소리를 그리 길게 하는 거야

우리 좀 로맨틱한 대화 좀 하면 안될까

MRI를 찍어서 사람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니까

공주님은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저도 찍어보죠

이 XXX 말 나오게 하지마 자기야

그러면 나는 XXX년이 되니까

손님은 왕이라서 돈이 여왕이 되었다는 도시 전설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수도꼭지도 끄덕해야 물이 나오듯이

살인하지 말라면서 전쟁질을 해야 휴머니즘이 나온다

핵폭발에도 책상 밑에 엎드리면 안전하다나 뭐라나

이제 좀 시인 같은 비유를 쓰고 있네

뒷발 들고 오줌 갈기기 같은 거죠

자기가 개라도 된다는 거야

족보가 빵빵한 개겠죠

자기표현에 굶주린 시의 난민들이랄까요

쓴약이 감싼 캡슐이 버텨주는 시간만큼 깊이 잠수하기 위해서

진실 주변에 미신을 재료로 캡슐을 만들죠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진실이어야만 하는지

역사 소설 속에서나 사랑받는 유적지 같이

거 왜 있잖아 너를 떠올린다

창가에 노을은 늘 붉어져 있더라


3   

눈 떼지 말고 나 좀 바라봐

노을 보다 내가 더 멋지지 않아

그러긴 하죠

주어진 조건에서 주어진 자극으로 조작되는 키스가 지나간다

혓바닥는 나한테 절대 안 건너오더라 자기는

좀 섭섭하긴 해

누구나 가끔씩 유치해지지요

바람은 기억을 거느리고 나란히

진입노를 걸어온다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늘 그 누군가의 고민에 휘말린다

그래서 감정을 꺼버리는지도 모를 일

빛은 1초에 299,776 km를 가고

하루는 86,400초다

별들도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4   

뭐 해

뭐 하긴요

창 너머 노을이 바람과 함께 덜컹덜컹 지나간다

저 도시에서 가장 반갑게 말을 거는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애인이겠지

아니요 돈을 담배값으로 계산하는 사람들을 방문하는

채권회수 업자들이죠

요즘 미인들의 최신 다이어트가 뭔지 아세요

뭐 요가가 아닌가 나처럼

아니요 실연이라 하더군요

무슨 고양이 개껌 씹는 소리야

입술 끝을 떨면서

훌쩍 훌쩍 우는 밤에 밥맛이 있겠어요

그럴싸 하긴 하네

먹고 살기가 벼랑이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제가 뭐라 말했게요

내가 알게 뭐야

좀 더 가팔라지거든 행글라이더를 띄우라고 했죠

불행의 여신은 뭐하나 몰라

저런 인간을 놔두고

그 여신이 미인이라면 저야 상관없죠

하기사 이쁘면 특별대우라는 것도 있어야 하잖아

너무 심오한 대접에 황송하긴 한데

그런 대접은 거절하고 싶네

검게 어깨를 늘린 나무들

기념비적인 광활한 어둠

병원 대합실

소독약 냄새처럼 가늘게 뜬 눈으로 서 있다

화약고에 라이터 불 같은 존재감을 과시하는 여자

어느 시대의 문학이나

러브 스토리는 불경기가 없죠

비밀 금고에 보관하고픈 미소를 짓고 있다

납골당 사진 앞에

한 송이 붉은 꽃이 서 있듯이


5  

눈꼽 끼었네

바람과 하늘 말고는 없는

달 뜨는 밤

CO2 감소의 기대주

원자력 같은 여자

몇 십 만년의 반감기를 가슴에 껴안고

살아야할지도 모를 내일

피차간에 갠한 시간낭비가 될지라도


떡은 떡집에 맡겨 주세요

왜 이런 상황에 떡집 광고 멘트를 떠올리는 걸까


결국

그 정도의 인연이었구나 싶어지는 건 또 뭐야


늘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무얼 걸쳐도 모텔(델)이군요

눈치가 무너졌나

피곤한 걸까


6   

도데체 자기는 무슨 낙으로 사는 거야

이마에 주름 잡아서

또 어쩔건데

꾸물꾸물 고민해 봤자다 이 여자 앞에서는

안 하면 또 어때서요

6개월쯤 된거 같은데 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밤이 끝이였던가

자기는 꼭 사람 같지가 않다니까

보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병아리의 미래를 본 것이다 치킨

야간의 체온 상승을 돕는 눈초리

공주님 카테고리에서 빠져 있고 싶네요

모르니까 묻는 거 잖아

혀의 관점에서

혀로 느끼는 관점으로 이동하고픈 걸까

각설탕 벽돌로 집 지을 이 여자

이 여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모퉁이를 갖고 있다

하늘에는 붉은 피가 끓어오르고

젖은 달이 뒤돌아본다

포스트잇의 흔적없는 접착력을 존중할 뿐

키스란 그런 거니까

대나무 꼬챙이에 떡볶이 같이

우리 둘만 남아 마주보는 창가

원하면서도 손에 넣을 수 없는 걸 안타까워 하며

교과서적인 모범적인 헛소리만 붉게 타오른다

기동 타격 문장을 끌어모으는지

중립적인 광활한 공간을 휘젓는 눈빛 막대기

말이 단어가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슬롯머신 그림들이 획획 회전하듯이

이미지란 기억의 이음동의어다


로맨스를 믿기에는 너무 오래 살았다

그 걸 입밖으로 내놓은 순간

서로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비가 그친 줄도 모르고

우산을 쓰고 걷는 여자가 여기 또 있었나 보군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것 같이

콧잔등이나 무턱대고 문질러대는 여자


7    

누드를 차려 입었군요 아주 녹여 주는데요

아침 햇살이 두 눈동자에 반사된다

무삭제 감독판인가 봅니다

호응해 주는 막대기가 있어 반갑긴 하네

나는 뒤돌아 섰다


확 까내서

기름에 튀겨

마요네즈에 찍어 먹을까 보다

온화한 표정까지 엮어 보내고 계실 것이다

내가 알 꺼라

짐작되는 단어를 모조리 생략하고 있다

그래서 더 오싹해지라고

소유권을 강조하는지

불쌍해지는 불알 한 쪽

왼쪽입니까 오른쪽입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야 아무 쪽이나지

시짓는다는 사람이 꼭 이렇게 내숭까야 시가 되는 거야 뭐야


때마침 완성품이 도착했다

뿌붕 붕

이 분위기 작살내는 시츄에이션은 또 뭐야

그러게 누가 뒤에 있으라고 했습니까


8   

볼일 보는 불알은 처음 봅니까


내 소유물 한 쪽 알이 잘 있는지

점검도 못하나

자기가 무슨 상관이야

어느 쪽이 더 큰거야


힙플라스크를 찾아

오싹한 한 순간을 소독한다


누구 입은 입술이고

아닌 입은 주둥인가

공주님꺼나 꺼네 드세요

제 것보다 고급이데요


썩 꺼져

여긴 제 영토인데요

출국장이 어딘지 잘 알겠죠


손바닥 키스를 날려준다


철퍼덕 방바닥에 퍼질러 앉은

꼬마들의 휴일 아침 같이

야자 매트에 뒹굴며 보내는

나만의 휴일


9   

모기도 미인을 좋아하나 봐요

아 그러셔

애교점 치고는 좀 많네요

그러게 뭐랬어요

넉넉히 가리고 다니랬잖아요

우리 꽤 됐지요

자기도 그 생각한 거야

안 싸운지요

혼자 다 먹겠어

혼자 따 먹겠어 이후로요

피크닉 벤치

발밑에서 쇳내가 나는 낙엽이 부서진다

저 멀리 눈동자를 그려넣지 않은

모딜리아니 애인처럼 하얀 구름이 떠 있다

여기 가까이

먹구름의 아이들은 일방통행으로 추락할 것이다

비가 올 것 같네


10   

UFO목격담 같이

자기 자는 거야

살아서 이리 감동적인 밤을 만나다니

인증샷 보너스까지 선물하시려고

뜸들이시는지

빨리 안 나오면

따 먹어 버릴꺼야


그럼 그렇지

후루룩 쩝쩝을 혼자 개시하셨다

그새 잠든 건 또 뭐야

호감이 뒤돌아서면

무엇이 그 자리를 메꿀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엉뚱한 말을 한다

어떻게 살이 안붙습니까

실연을 또 당했나 보지


스마트폰을 쿡쿡 찔러보듯

바람이 불때마다 잎은 몸서리를 친다


11  

시시한 숫자 새기가 시작되었나

손가락을 꼽아보는 여자

마법의 날인지 뭔지를 건너 뛰었나

번쩍하는 건 그때였다

친자 확인 소송이나

DNA검사 이거나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꼴이 나는 건 아닌지

꽂꽂하게 지샌 밤들을 검색한다


문학이란 김밥에 꼬다리맛이죠

문학계의 대량살상 무기는 베스트 셀러구요

동일시의 대리만족을 채워주는 유행처럼요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그래

우린 그렇게 키스만 많이했지

하자는 없었지요 그렇지요

이 남자 지금 무슨 잠꼬대야

콘돔 안쓰는 날짜를 계산 하나요

자비를 구걸하는 노숙자 같이 왜 그래 자기

여기에 눌러앉은 날짜를 계산해 본 거야

꽤 됐나


어둠이라는 대외비 속에 가라앉은 밤


12  

설익은 사과알에 이빨 자국을 남긴게

우리 공주님이셨던가요

왜 일곱 난쟁이를 못 만나서 심술인가요

왜 독사과가 아니었으니

깨워줄 왕자님도 없겠군요

자기 문맥은 너무 괴상망측하다

스토리를 짜내려고

남의 이름을 마구잡이로 지어놓고

아예 소설을 쓴다니까

마요네즈에 살짝 찍어 먹을 동글 동글

반쪽으로 쪼개서 튀겨 볼까

식인종으로 추락하시기로 작정하셨나 보군요

아마존 밀림을 다 헐어서

법원 증명서류를 작성한들

베니스의 심술쟁이 샤일록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스크루지도 아니잖아요

종이 밴드로 묶여나온

신사임당 벽돌로 그 예쁜 뺨따구를 쳐서

맥도날드 햄버거 빵을 만들고 싶군요

그 아름다운신 손바닥이 뽀송한 뺨을 감싸니

완존 말빨이 먹혔나 보군요

밤의 끝자락에 홀로 불밝힌

꺼지지 못한 가로등 같군요

캔 뚜껑이 꽉 따지며 벌컥되는 소리가 귓등에 들린다


말싸움은 말싸움이고

전쟁은 전쟁일지라도 지켜야할 에티켓

제네바 협정이 있지요 쟤 네 봐 같이 들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협정이요

전범 재판이 괜히 있겠어요

아흐 캔맥주 참 시원하겠네요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미인은 인정이 많다더군요

지금 나는 마녀야

그럼 망령이든 마녀인가 보죠

도시 청소부의 끔찍히 긴 연초록

플라스틱 빗자루를 사러 읍네에 가야겠군요

5일장이 선다는데 무슨 아가씨 수영복 심사까지

근처에 처녀들이 우글 우글해진데나

잔뜩 침이나 흘리다 와야겠군요

때묻지 않은 이런 촌구석의 숨은 보석들

팽 꽝 꿍이 사라진다


 13  

알람소리에 두들겨 맞은

꿈속의 이미지가 움씬거린다


자기 우선순위 중에서

내 위치는 어디쯤이야

립서비스라도 좀 해주면 안 될까

하루쯤 생각해 보고 싶군요


길게 늘어지는 구름이 깊숙이 파고드는 거실

자기 무릎팍을 탁탁 친다

아기 시트 좌석이라도 되는지

안전 벨트처럼 내민 가느런 팔뚝은 또 뭔지

각자 나름의 장편소설을 품고 사는 법이려니

날씬날씬한 잡지 뿐인 소파

집중호우를 연상시키는 후다닥 걸음으로

저야 좋지요

싼 값에 푸짐한 양을 기대할 수 있는

뒷골목 차림상 같았다

저 도시는 네온사인 수만큼 많은

외로움을 유혹할 것이고

이 여자는 내 목을 꽉 움켜쥐고 있다

장난 같지 않게 죽이는 살기까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섰나

잠깐 가을이나 찾으러 떠나 볼까 자기

가계를 열어도 되겠군요

이 무슨 뚱딴지야

제 모가지가 부러질 것 같아서요

파란 바다가 보고 싶네

아 이거 갈꺼야 말꺼야

출렁출렁 매끈한 이 진동이 더 좋은데요


14  

존재감을 상실한 남들 같은 존재로 가는 오후

케찹이라도 끼얹었나요

혓바닥 포테이토 칩으로 찍어 먹어도 될까요

이 남자는 꼭 분위기 구기는데 선수라니까

꼭 도망가려고 그러는 건 아는 데

도데체 무엇으로부터 도망다니는 거야

아름다움으로부터요

그건 아낌없는 두려움이죠


여건이 허락하는 한

한없이 혼자이고 싶었다

미래를 위해 미리 연습하고 싶었다


가을 운동회

만국기 마냥 가볍게 흔들리는 저녁

바깥 세상에서 두들기는 소식은 없다

숲 속으로 가는 산새들과 구름 뿐


과거를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듯

앨범을 찾나 싶게

꼬치꼬치 캐묻고 싶어하는 그런 눈빛이 떨고 있다

재떨이에서 혼자

타들어가는 담배꽁초 같이

나의 입술이 타오른다


강뚝에 휘어진 버드나무는

가는 여름을 향해 흔들리고

강물은 뜨겁게 흐를 것이다

저 도시 화실이 있는 집에는


과거 속에 사는 시간이 줄고

미래로 가는 시간이 늘었다


꼬르륵 유어월컴

이 아래에 세상이 소리치는군요


켄타로스 바지에 언덕 하나 들어섰네


아마 열번쯤 하면

하면서도 딴 여자를 떠올리는 게

남자 같더군요

8번 남았네 우리는 그럼

10년이면 80년이고

무슨 그런 끔찍한 계산법이 다 있습니까

100일에 한 번쯤 갈아타는 거죠

왜 100일인데

그냥 100점이 좋았던

유년의 빨간 색연필이 좋아서요

여자는 국적불명의 미소를 짓고 있다


내 머릿속에 온갖 물음표 투성이

지뢰를 심고 있는지

그 물음표 쇠사슬을 엮은들

명랑해전처럼 승리할 수도 없는

게임을 지속할 것이다


15 

모두들

뭔가에 조종당하는 존재일 뿐


16  

안 하면 어때서

재고품을 치웠다는 홀가분함인가요


17  

아무리 울어도

엄마가 오지 않아서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 아이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나도 괜히 슬퍼지네


18  

자기는 바퀴달린 119들것에 눕고 싶어

환장한 것 같애

에어컨과 전자 기기 팬이 돌아가는 소리

신뢰가 쓰나미로 쓸려가셨다는 이 시대

왜 여기에 그게 남았나 몰라

신은 아직도 나에게 희망을 남겨둔 걸까

피자 치즈처럼 평평해져 평정을 찾은 아랫도리


아무리 생각해도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19  

8월의 행렬이 메마르다

픽픽 말라 쓰러지는 이름없는 풀들과

그 깊숙한 속으로 무언가가 오가고

그 밖으로

밤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걸어서 출근한다

누구보다도 저 도시의 진실을

먼저 눈치챈 그 사람들

가게는 있는데

셔터가 내려져 있는 날이 많아졌고

어느 날은

새집이 태어나려는지

포크레인이 긁어대는 먼지를 가을비가 가라앉히고 있었다

이게 이렇게 끝이라서

속상해 하는 사람은 없었다

향을 피워올리듯 길죽한 빌딩이 들어섰을 뿐


저 생이 내 것이였을까요

길고 긴

깨지지 않는 꿈길이겠지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어서

꿈이 공주님과 나를 이어주는 끈이 되었을까요


바람이 전하는 소문에 의하면

탯줄이 잘리면서

이미 패자와 승자로 정해진 사람들이

유아기부터

증오가 섞인 젖을 빤다더군요


그것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자기야

팽팽한 하늘이 부드럽게 노을 구름을 비틀고 있어

전에 내가 자기를 비틀때처럼

그때 생각나


조개껍질 위에 버터구이

알코올과 통통거리는 디젤 냄새

우린 그 바닷가에 갔었지

 

빈 차

 

붉은 표시등으로 배회하는 택시 같이

다시 누굴 태우려고


달리는 걸까


20  

아 시원해가 나오면

꼭 강아지가 물을 털듯이 턴다

창가에 햇살이 강렬할때는 스프레이가 꼬마 무지개를 낳듯이

즉석에서 만들어내곤 했다

책을 읽고 있을때면 더 신나게 시원한지

쪼글쪼글해진 페이지를 만날때면

그때마다 빙그레 웃음짓게 된다

무지개야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어느 날부터는 책을 펼쳐놓고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겨울왕국 공주님의 긴 드레스 같이 길지는 않아도

슬쩍 못본 척

펼쳐놓은 책을 본다

중간쯤 털고 있을쯤

쓰윽 스커트를 들어올리는데

철썩

책을 때렸어야 했는데 ; 뺨따구로 빗나갔다고

저는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군요

다음 번에는 그 손목을 잘라주겠어

그리곤 무슨 일이 있었야는 듯 턴다

빨간 걸 보니

제 것을 훔쳐 입지 않았더군요

실종신고를 하고 싶어서요

이젠 완전 도둑년 취급이네

공주님이 사모하시는 투명 수채화 한테

획획

한 칼 부탁하지 그래요

 

이 남자 이거 완전 집요하네

 

왜 질투하는 거야

그렇게 묻지 않는 걸 보니 스스로도 찔리는 게 있나봐요

얼레리 꼴레리

우리 공주님은 짝사랑에 빠졌다네

지금 놀리는 거야

그 3일 동안 내가 죽은 시늉을 몇 번이나 했는지 아세요

내가 알게 뭐야

딱 108번


예향박소정 18-08-10 22:15
 
짝사랑에 빠진 우리 공주님...
딱 108번...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몰라도
108 번뇌가 생각납니다.
완전 긴 소설을 쓰셨네요
오랜만에
한참동안~~ 길게~~ 독서하고 갑니다

두타산은 있는 줄도 몰랐는데
두타산 계곡에 가봐야겠습니다
시원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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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0 이명 (4) 김태운 08-19 65
8689 뭔가 물어볼 게 있어요 표정 소드 08-19 48
8688 항아리 살리세요! (2) 조미자 08-19 52
8687 하루를 도는 동안 (4) 정석촌 08-19 109
8686 새벽에 (2) 주암 08-19 62
8685 골든 아워 Golden Hour (1) 김상협 08-19 42
8684 여름의 동사 凍死 (2) 맛살이 08-19 59
8683 끝없는 질주 신광진 08-18 54
8682 모래밭에서 새벽그리움 08-18 64
8681 태도 ljh9303 08-18 50
8680 그대 생각 멋진풍경 08-18 61
8679 잡초에 자라는 大地 (1) 꽃핀그리운섬 08-18 52
8678 [[ 이미지 (12) ]] 아들과 나팔꽃 (4) 꿈길따라 08-18 74
8677 가는 여름, 오는 가을 (1) 네클 08-18 61
8676 <이미지 4> @ (1) 도골 08-18 50
8675 명사십리 강만호 08-18 80
8674 숲속의 집 (1) 은치 08-18 57
8673 대화10 소드 08-18 59
8672 이미지 3, 자정 (6) 추영탑 08-18 70
8671 자연의 목소리 泉水 08-18 46
8670 가을 햇볕 (1) tang 08-18 46
8669 실패 (7) 김태운 08-18 93
8668 8월 재치 08-18 42
8667 가을 편지 (2) 주암 08-18 68
8666 소리의 질량 변화 (4) 정석촌 08-18 123
8665 사랑의 관점 (1) 창문바람 08-18 42
8664 회상의 즐거움 장의진 08-18 41
8663 너나나나 거기서거기 최마하연 08-18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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